미국·유럽연합(EU)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국내 철강과 금속제품에 가한 수입규제 건수가 1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흐름이 강해지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칼바람을 정면으로 맞고 있는 셈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강·금속제품에 가해진 각국의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건수가 6월 현재 95건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체 생산품에 가해진 각국의 수입규제 건수가 총 202건임을 고려할 때 절반에 가까운 47%의 수입규제가 철강·금속제품에 집중된 셈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도 수출장벽은 점점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국가별로는 국내 철강·금속제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 건수가 28건(반덤핑 21건, 상계관세 7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은 올해 초 한국산 대형 구경강관을 겨냥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에도 냉간압연강관, 탄소합금후판, 열연강판 등 다양한 제품을 규제하고 있다. 이어 캐나다(11건), 태국(8건), 인도(7건), 말레이시아(6건), 호주(5건), EU·인도네시아(각 4건), 타이완·멕시코·베트남·브라질(각 3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2건)·EU(1건)·터키(1건)·캐나다(2건)로부터 6건의 수입규제가 가해졌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철강이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기간산업인 만큼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의 철강기업을 구조조정하기보다 수입규제로 시장을 보호하고 있다"며 "국내 철강업계가 보호무역의 칼바람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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