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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당은 정치적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하라

박태우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초빙교수/대만국립정치대학 방문학자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6월 11일 월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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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초빙교수
작금에 6·13 선거정국을 보면서 한반도 주변의 요동치는 안보 변수를 이야기하는 후보가 많이 없다는 사실도 참민주주의 국가서 기이한 현상이다. 분단국가를 정전협정체제로 살아가는 한국 국민들이, 아무리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지만, 안보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의 국가관과 현안에 대한 상대적인 무관심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대다수가 그렇다는 판단이다. 나는 중도보수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해오면서 비록 제도권에서 목소리를 내지는 못했지만 방송에서, 언론에서,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나름 나라 걱정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만들어 왔다.

 작년 9월부터는 나의 청소년기가 무르익은 대전에서 대전시장 출마선언 후, 많은 대전 민심을 접해오면서 지금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지 걱정하는 맘을 금할 길이 없었다. 선거 정국에서 표 계산을 하는 후보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의 공천 후보들은 작금에 전개되는 북 핵을 둘러싼 각종 논의들을 깊이 이해하고 살펴보아도 그 위중함을 고려해 안보 문제를 지역문제와 적절히 배합해 민심을 구하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민생경제가 주요 관심사지만 국가적으로 안보위기라는 인식이 부족해 보인다.

 자유한국당 대표가 가끔 단파성으로 던지는 트위터나 행사장을 통해서 전해지는 언사가 초기의 개혁적이고 참신한 후보들을 많이 공천한다는 말과 공천 정국에서 행동이 일치하지 않은 결과를 지켜보았던 유권자들의 외면을 당했으며, 흐트러진 보수 분열의 전선은 다시 단일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것 같이, 같은 당에서 경쟁했던 후보자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지만 여러 정황상 국가의 운명이 빠르게 결정되는 중요 시점에 치러지는 선거니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고 있는 권력을 견제하는 선거가 되야 하고, 북한과 대화는 하되 너무 성급한 대북접촉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국민적인 목소리를 모으자는 의견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북정상회담의 복잡한 변수(variables)들과 문재인 정부의 성급한 중재자 역할에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는 중도보수층의 의견을 대변하는 정치 세력이 못되는 자유한국당의 무능함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심판을 받을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면서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걱정 어린 민심을 정치인들이 제대로 듣지 못하고, 행동하지 않는 다면, 그 나라의 참민주주의가 어디로 갈 것인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돼 있는 보수의 현주소에 대해서 겸허하게 사과하고 혁신할 기회를 상실한 야당의 무능과 독선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 된 것이다. 나는 지난 1월 대전시장 예비후보 시절 당시 홍준표 지도부에 박정희, 박근혜 태극기세력으로 대변되는 10% 정도의 우파세력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많이 두는 지금의 당 지도부에 대한 반감으로 우파결집의 동력을 만들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는 방책, 두 가지를 언론의 글을 통해서 또 개인적으로는 홍 대표를 포함한 당직자들에게 전달한 기억이 새롭다.

 나는 지난 1월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서 언론에 지나치게 보도되는 보수의 분열과 무능에 대한 국민들의 지탄이 계속되는 현상을 타파하는 정치 행위의 하나로 참회하고 사과하는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줄 것을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엄동설한에 천막 당사로 나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절규의 목소리를 내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정치권에서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는 힘을 실어 줄 것을 호소하길 바랐다. 이러한 나의 하소연에 많은 인사들이 나중에 선거가 시작되면 위기 시에 보수는 뭉쳐 한국당을 지지한다는 한가한 말들을 양산해 내는 것을 보면서,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국내외 정치 현실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한탄을 한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 지난 2월 말에는 태극기세력들이 주최하는 3·1절 광화문 모임에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출동해 보수분열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 후 다시 단합해 일단 선거를 치르고 나서 보수분열의 책임에 대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따져도 늦지 않다는 의견을 낸 기억도 새롭다.

 중국도 일제의 만주 침략에 맞서서 국민당 정부와 공산당 정부가 국공합작(國共合作)으로 나라가 외세에 넘어가는 위기를 넘기었듯이, 부패와 분열이라는 의도된 정치적인 프레임이 작동하는 현실에서 국민적인 지지를 회복 못하는 한국당이 대한민국의 중도 보수를 단결시키고 헌법의 정통성을 지키는 큰 명분으로 단합해 줄 것을 기대했지만, 태만한 지도부 판단으로 그 소중한 기회가 소진됐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현재 정치 일정의 시계추는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이제 6·13일 자정이 지나면 이번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이 나온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아직도 보수층의 강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홍준표 대표가 단 며칠 전이라도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의 체제로 전환해 지도부가 삭발 후 삼보일배로 역사와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하지 못한 보수권의 잘못들에 대해서 용서해 달라고 빌면서, 이번 선거서 지금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검증되지 않은 섣부른 평화론에 대한 검증의 힘을 실어 달라는 호소를 해야 할 것이다. 소아적인 정치 셈법을 버리고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겠다는 결기를 보이는 모습일 것이다. 그거 말고 지금 다른 말과 행위들이 국민들의 맘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나만의 기우이길 바란다.

 어서 행동하라. 역사의 죄인들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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