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인천시청 앞에서 민주당 인천시당의 중구와 남구 지방선거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고 정태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인천시 비하발언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10일 인천시청 앞에서 민주당 인천시당의 중구와 남구 지방선거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태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인천시 비하발언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이부망천(離富亡川).’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인천 유권자 입에 오르내린 말은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였다. ‘이부망천’은 지난 7일 방송토론회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인천지역의 각종 지표를 들어 책임을 묻는 가운데 나왔다. 민주당은 실업률과 가계부채, 자살률 등이 낮은 책임을 민선 6기에 떠넘겼다.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은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이혼률까지 추가해 인천을 ‘꼴찌 도시’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하위권 지표들은 콕 집어 어느 한 때의 시정부 책임으로 떠넘길 수 있는 패착이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인천의 고질적 문제라는 점이다.

인천의 실업률은 2007년 4%에서 2010년·2015년 5%를 기록한 뒤 지난해 4.6%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평균은 3.7%로 인천 실업률은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평균보다 낮았던 적이 없다.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은 2011년 32.8%로 가장 높았고 2016년은 26.5%였다. 이 역시도 2007년을 제외하면 모두 평균보다 열악했다.

1천명 당 조·이혼률은 2016년 2.4%(전국 평균 2.1%)으로 제주 다음으로 최하위였다. 나머지 해 인천의 이혼률은 10년 동안 줄곧 전국 최하위였다.

하지만 앞서 진행된 시장 후보 방송토론회에서도 일부 후보들이 열악한 지표에 대한 개선책 없이 숫자를 놓고 말 씨름을 벌여 빈축을 샀다. 특정 시기의 지표를 들이대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로 삼은 것이다. 이 같은 공방은 "인천은 원래 그랬다"는 정 전 대변인의 무책임한 발언 이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박남춘 민주당 후보 측은 성명서를 통해 "인천의 자존심을 지키려면 자유한국당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유정복 후보 후보직 사퇴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후보와 김응호 정의당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대변인을 규탄하며 자유한국당과 유 후보에 책임을 물었다.

유 후보는 당 차원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을 쉽게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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