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후 유비는 이 핑계 저 핑계로 파촉 공격을 미루고 있었다. 이에 주유가 파촉을 공격하겠다며 형주의 길을 빌리겠다고 하자 유비가 크게 걱정했다. 그러자 제갈량이 말했다. "가도멸괵 계책입니다. 주공은 마음을 놓으시고 이번에 활을 감추어 사나운 범을 잡고 좋은 미끼를 써서 큰 고기를 낚으십시오. 주유가 이곳에 오게 되면 설령 죽지 않는다 해도 기력의 대부분은 빠지고 말 것입니다."

 이전에 주유는 노숙에게 말했다. "만일 유비가 파촉의 유장이 한 집안이라 손을 쓰기가 뭣하다면 우리가 대신에 군사를 일으켜 파촉을 정복하고 유비에게 시집간 손부인의 예물이라 넘겨주면 좋지 않겠소. 그 후에 형주 땅을 우리에게 내놓으라면 어떻겠소?" 노숙이 파촉까지는 너무 멀어 쉽지 않은 계책이라고 대답하니 주유는 "서천으로 간다는 핑계로 형주를 통과하다가 기회를 봐서 그들을 무찌르고 빼앗으려는 것"이라며 본심을 드러냈다. 제갈량은 주유의 내심을 꿰뚫어 보고 이번 기회에 형주에 대한 주유의 욕심을 완전히 꺾어 놓겠다고 장담하면서 주유의 꾀를 역이용하겠다고 한 것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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