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달 31일 0시부터 시작돼 12일 자정 마무리됐다. 이제 후보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차분히 개표결과를 기다리는 일뿐이다.

 문제는 결과 발표 이후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수용하는 방식은 당선자에게나 낙선자에게나 같은 무게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당락과 무관하게 당선 또는 낙선사례라는 이름으로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당선자들은 패자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는 경우도 있다. 승리감에 도취돼 몇 날 며칠을 ‘카퍼레이드’를 하는 등 지나친 당선사례로 낙담한 상대 진영의 속을 후벼 파는 것은 물론 지지자들의 눈살마저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물론 꼴불견 낙선자들도 있다. 결과에 승복하기보다는 자신의 진가를 몰라준다며 세상을 원망하고 민심이 왜곡됐다고 투덜대기 일쑤다. 심지어 자신이 피땀 흘리며 ‘훈련’하던 ‘링’에 오물을 집어던지는 몰상식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사례도 있다.

 이 같은 경우는 경선과정에서 탈락한 일부 예비후보들의 모습에서도 어렵잖게 목도된다.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는 둥 ‘알고 보니 적폐는 우리 내부에 있었다’는 둥 하며 자신의 탈락 원인을 끊임없이 외부에서 찾으려는 부류들이다. 한마디로 ‘잔챙이’ 들이다.

 늘 주장해 왔지만 이기는 것 못지 않게 질 때 잘 지는 것이 중요하다. 대세에 무임승차를 했건, 상대의 큰 기술에 당했건, 기왕지사 몸이 공중에 날아 올랐다면 낙법이라도 잘해서 외상과 내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오늘 당선운이 따랐다고 내일도 당선운이 따른다는 보장이 없다. 반대도 매한가지다. 승자의 미덕은 승리를 온전히 관리하는 것이고, 패자의 미덕은 승복이다.

 적어도 자신이 먹던 밥상에 침 뱉는 이들에게 앞으로 당선운을 기대하는 건 우물에서 식혜 찾는 꼴이다. 낙선운을 당선운으로 바꾸는 건 오직 당신하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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