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북미.jpg
▲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에 평화의 여정이 시작됐다. 북미 정상 간 만남으로 한국전쟁 이후 70년간 이어진 반목과 대립의 역사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제는 비핵화를 통한 ‘번영의 길’이 걸음걸음 다가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세기의 담판’이라 불린 북미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관련 기사 2·3·19면>

북미 정상은 첫 회담을 통해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과 미국의 대북 안전 보장 제공 공약을 맞교환하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안전 보장 제공을 공약했고, 김 위원장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강고하고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4·27 남북 정상회담 합의인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북미 양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 국민의 열망에 맞춰 새로운 북미 관계를 건설하는 데 헌신하기로 했으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로써 북미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의 중대 걸림돌인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프로세스를 10년 만에 재가동하고, 1948년 남북 분단 이후 70년간 이어온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중대한 걸음을 내디디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오전 9시)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북미 정상은 오전 10시 4분부터 2시간 30분 동안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 이어 실무 오찬까지 하면서 비핵화 범위와 방식, 시기 등 구체적 사안을 집중 논했다. 이후 오후 2시 42분 마침내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의 목표를 담은 공동성명 형식의 4개 항 합의문에 서명한 뒤 합의서를 교환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에는 미국이 합의문에 담기 위해 줄곧 강조해 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대체돼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시한이 성명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VID에서 ‘검증가능한(verifiable)’과 ‘불가역적인(irreversible)’이라는 두 가지 원칙이 빠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기의 핵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북한에 일정한 양보를 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편, 서명식이 끝난 뒤 김 위원장 일행은 곧바로 회담장을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만이 기자회견을 갖고 세부 합의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