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 15년을 맞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산업생태계가 체계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드(Hard)’ 인프라 중심의 개발사업 과정에서 소홀했던 ‘소프트’ 인프라에 대한 확대를 통해 기업과 인재가 모여 들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작성한 ‘IFEZ 산업육성 정책방향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IFEZ 내 자동차 부품·반도체·바이오의약품 제조 등 중핵 산업들이 기존 지역 산업과 연계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앵커기업 역시 지역 중소기업 중 신성장 분야에서 요구되는 품질 및 규격 기준에 맞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찾기 어렵다고 인천경제청에 전달했다.

 인천경제청은 IFEZ 입주기업 및 관련 산업과의 협력 정도가 낮고 이해관계자들의 유기적 상호작용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중장기 계획수립을 통한 순환적 산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산업생태계는 제품 소재와 부품 공급자, 완제품의 수요자, 경쟁기업, 보완재의 생산기업 등이 경제 공동체를 이룬 것을 의미한다.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산업생태계는 3개 주력 산업, 5개 대학, 6개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이루었으나 앵커 기업들의 지역 내 가치사슬 형성이 미진하고 기업간 및 지식 생산기관들과의 산학연 협력이 취약했다.

 영종지구는 항공·수상운송업 및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컸지만 항공산업 특화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연구·교육기관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라는 군집 형태의 산업활동 집적이 거의 없고 지식 생산기관이나 촉진 기관도 소수에 불과해 산업생태계 형성이 안됐다고 인천경제청은 판단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IFEZ 특화산업 연구개발 시설 확대 ▶기업·대학·연구소 교류 확대 ▶특화산업 교육과정 개설 등이 우선 요구된다고 했다. 또 ▶IFEZ 발전정책 관련 조례 및 제도 개선 ▶정책 수립을 위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도 주문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경영·회계·법률·금융 등 현재 이용이 불편한 생산자 서비스를 확충하고 대중교통 편의성 및 접근성 개선, 청년층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복지 서비스 인프라 보완 등을 꼽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기초연구를 통해 IFEZ 내 기업들과 산업 가치사슬에 적합한 산업 방향을 구체적으로 찾을 계획이다"라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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