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일이 밝았다. 사회적 약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심거리다. 진정성 없는 공약과 선거운동 기간에만 집중되는 반짝 관심 등 평소에는 방치하다시피 하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잔뜩 뿔이 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장애인들은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크게 격분해 있다. 최근 한 장애인 관련 단체는 자신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도 않았음에도 지지한 것처럼 보도돼 후보의 ‘이미지 메이킹’에 이용됐다는 생각에서다.

한 구청장 후보는 최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인천지부 등 장애인단체의 지지를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낸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인천신체장애인복지회도 지지를 선언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지지선언을 한 적이 없었다. 해당 후보는 현재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장애인의 표심을 얻기 위한 진정성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보다는 이미지 개선과 득표를 위해 자신들을 이용하는 행태에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3월 말 현재 인천지역의 만 19세 이상 장애인 수는 13만4천여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5.5% 정도다.

이번 선거만큼은 관행적인 투표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을 이미지 개선 수단이나 세력 과시를 위한 동원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정치행위, 선거 때만 장애인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하고 일부 장애인단체와 벌이는 정치 쇼에 당사자들과 가족은 분노한다"며 "장애인들의 지지를 받는 방법은 우리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공약에 반영하려는 노력"이라고 꼬집었다.

선거 기간에만 반짝 관심을 받는 것은 노인들도 마찬가지다. 지역 내 경로당 이용 노인들은 최근 갑작스러운 후보 방문 등 평소 받아보지 못했던 관심이 낯설다.

선거 때마다 각 후보들은 노인복지 확대, 노인 지원시설 확충 등 고령화시대를 대비한다며 노인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크고 작은 공약을 내세우곤 한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후보들의 발길은 끊기고, 관련 공약은 축소되거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노인들 역시 과거 때처럼 관행적인 투표는 사절한다는 반응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3월 말 현재 34만1천여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약 14%에 해당한다.

중구에 거주하는 김모(82) 할머니는 "그동안 특정 정당을 지지했고, 실제로 투표도 망설임 없이 하고 왔지만 이번에는 뉴스와 후보들의 선거공보물을 열심히 봤다"며 "노인들에게 계속 정성을 쏟을 만한 사람 위주로 투표하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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