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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2018년 06월 14일 목요일 제13면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 을류문화사 / 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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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는 건축과 공간을 읽는 방법을 소개하고 다양한 삶의 결이 깃든 좋은 터전을 제안하며, 삶의 방향성에 맞춰 스스로 살 곳을 변화시켜 갈 수 있도록 돕는 건축가 유현준의 후속작이다.

 유현준은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도시와 우리의 모습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번에는 ‘어디서’,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도시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차를 선택할 때 외관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자동차를 누구와 함께 타고 어디에 가는가’처럼 우리가 사는 곳도 마찬가지로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서로의 색깔을 나눌 수 있는 곳,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도시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심도 없고 경계도 모호한 특성을 보여 주는 현대 건축물, 대형 쇼핑몰에 항상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 이유,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것과 사적 공간에 대한 갈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숨 가쁜 도심에서 벗어나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대교 아래 공간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고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책은 모두 12장으로 나뉘어 건축이 만드는 사회, 사회가 만드는 건축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도시로의 변화는 어렵고 시간도 걸리는 일이겠지만,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그 건축 공간들로 인해 우리 삶의 모습도 조금씩 바뀌어 갈 것이라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가 살 곳은 스스로 만들어 가자고 강조한다.

 저자 유현준은 미국 건축사와 하버드대학교, MIT, 연세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및 ㈜유현준건축사무소 대표건축사를 맡고 있다. 하버드대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세계적 건축가인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했다.

 그는 훌륭한 건축은 건축주와 함께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명견만리’, ‘알쓸신잡2’, ‘어쩌다 어른’, ‘20세기 소년 탐구생활’ 등의 방송에 출연했으며, 다수 언론에서 칼럼을 통해 일반인이 알기 쉽게 건축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2015년 ‘작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 최종 4권의 후보에 들기도 했다.

나는 버리지 않기로 했다
조석경 / 나무의 철학 /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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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는 버리는 게 아니라 감추는 것이다!

 우리는 좁은 공간을 더 넓게 쓰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정리에 대한 강박이 마음속 깊이 자리한다. 때문에 물건을 버렸지만 결국 다시 사고, 또 버리는 일상을 반복한다.

 버리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다정하고 단정하게 활용해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나는 버리지 않기로 했다」의 저자이자 600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방문한 네이버 인기 블로그 ‘살림하기 좋은 날’의 주인장 조석경이다.

 저자의 집은 견본주택처럼 눈에 보이는 물건이 거의 없이 깨끗하게 정돈돼 있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이른바 모든 걸 비워 내는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네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집답게 그의 집에는 있어야 할 살림이 모두 있다. 하지만 그의 집이 많은 사람들에게 ‘워너비 홈’이라는 찬사를 받는 이유는 바로 물건의 자리를 정하고 눈에 보이지 않게 보관하는 ‘감추기 수납법’에 있다.

놀러 가자고요
김종광 / 작가정신 / 1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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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반어, 채만식의 풍자, 이문구의 능청스러운 입담을 갖춘 작가로 평가받는 김종광의 「놀러 가자고요」가 출간됐다.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등의 소설을 발표하고 청소년 및 역사소설을 아우르는 등 폭넓은 행보를 이어온 그가 8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이다. 2011년에서 2017년까지 잡지 지면에 발표했던 소설 중 9편을 수록한 이 책은 농촌 소도시를 배경으로 세련된 삶의 뒷전으로 밀려난 정답고 순박한 마음과 풍경들을 그려낸다.

 특유의 걸출한 입담과 페이소스는 더 깊어졌고 도시와 농촌, 노인과 아이, 표준어와 방언, 구술과 서술 등 대극점에 위치한 요소를 하나로 뭉쳐 세계를 조형하는 기술은 더 노련해졌다.

 어쩌면 김종광에게는 소설가라기보다 ‘썰’을 풀어내는 재담꾼 또는 만담가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그가 눈물을 쏙 빼도록 웃기고 울리는 천상 이야기꾼이라는 것이다.

 이번 소설집 또한 역시 김종광이고, 참으로 김종광답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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