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사진)이 뛰지 않을 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경쟁력은 뚝 떨어진다. 그 뼈아픈 현실을 또 한 번 깨달았다.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1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서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5주차 17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11위)에 세트스코어 0-3(18-25 24-26 21-25)으로 패했다. 한국은 5승8패로 VLN 참가국 16개국 중 12위에 머물렀고,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첫 승(12패)을 거뒀다.

한국이 역대 성인 대표팀 맞대결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8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3-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김연경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완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아르헨티나 원정에서 레프트 김연경과 센터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를 제외했다.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지만 젊은 선수들이 결국 베테랑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특히 공격은 물론 리시브도 강한 김연경의 공백은 너무 컸다.

한국은 1세트 내내 수비 불안에 시달리며 18-25로 패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0-6으로 끌려 가던 한국은 박정아(한국도로공사)의 공격력을 무기로 매섭게 추격했다.

18-20에서 박정아가 오픈 공격으로 점수 차를 좁히자 김희진(기업은행)이 상대 공격을 블로킹해 19-20까지 따라붙었다. 아르헨티나의 네트 터치 범실로 21-21 동점까지 이뤘다.

한국은 22-24에서 김희진이 파울라 니체티시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고, 이재영(흥국생명)이 오픈 공격에 성공해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하지만 24-24 랠리 상황에서 유서연(도로공사)과 이재영이 공을 미루다 수비 범실을 하고, 니체티시에게 오픈 공격을 얻어맞아 24-26으로 2세트를 내줬다.

3세트도 서브 리시브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21-22에서 프리실라 바시오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다. 이어 프리실라에게 서브 득점을 내줘 매치 포인트에 몰렸다. 아르헨티나는 24-21에서 니체티시의 오픈 공격으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서브 득점에서 3-11로 크게 밀렸다. 서브 리시브 불안이 드러난 수치였다. 박정아는 양팀 합해 최다인 17점을 올렸다. 그러나 박정아 외에 두 자릿수 득점을 한 한국 선수는 없었다. 반면 아르헨티나에서는 5명이 10득점 이상을 했다. 한국은 14일 미국과 5주차 2차전을 벌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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