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단일 후보로 나선 도성훈 후보가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사실상 향후 4년간 인천교육을 책임지게 됐다. 이번 교육감선거는 시작부터 진보 진영의 승리가 점쳐졌다.

진보 진영이 일찌감치 ‘민주진보촛불교육감 단일 후보’로 도 후보를 내세운 반면 보수 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하며 무너졌다. 선거기간 내내 몇 번의 단일화 기회도 성사시키지 못한 데다 보수 진영의 자중지란까지 더해지며 시작부터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패배의 원인은 단일화 실패에서 비롯됐다. 6·13 지방선거 인천시교육감선거에서 보수 진영 양대 축인 ‘바른 교육감추진단’과 ‘좋은 교육감 후보추대위원회’는 따로 움직였다. 이들은 고승의(66)전 인천시교육청 행정관리국장과 최순자(65) 전 인하대 총장 등을 각각의 후보로 추대하며 단일화에 혼선을 빚었다.

두 후보가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양 측에서 주고받은 내부 문건이 유출되면서 어렵게 명맥을 유지했던 단일화 움직임은 아예 물 건너갔다.

보수 단일화가 무산되자, 공격 대상도 분산됐다. 공동의 적인 전교조 출신의 도성훈 후보 보다는 보수 진영 후보끼리의 네거티브에 전념하며 공멸의 길을 걸었다.

토론회에서는 서로 자질을 문제 삼으며 각을 세웠고, 급기야 고 후보 부인이 선거운동에 도움을 준 지인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자 최 후보 측은 고 후보의 사퇴를 압박했다.

특히 보수 진영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일화를 이루며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외면했다. 선거기간 중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는 도 후보의 지지도를 넘어서 단일화만 성사됐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던 선거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두 후보는 단일화보다는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에 몰두했고 결과는 패배로 나타났다.

지역 교육계의 한 인사는 "이번 인천시교육감 민선 3기 보수 측의 패배 역시 주변의 간곡한 단일화 촉구를 외면한 결과"라며 "전임 진보교육감 구속이라는 호기가 있었음에도 보수가 이번에도 진 것은 보수 진영 내 분열과 자중지란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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