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도교육감 재선에 성공한 이재정(74)당선인은 지난 선거기간 동안 경쟁 후보들의 집중적인 공격과 견제를 이겨 내고 다시 한 번 경기교육을 책임질 수장이 됐다.

그는 교육과 민주화 및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인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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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제2의 고향인 충북 진천에서 ‘무상 중학교’인 신명학원을 설립한 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이들을 돌봤다. 유신정권 시절에는 유신에 반대하는 민주화 투쟁에 참여하기도 했다.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에는 새천년민주당 초대 정책위의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에는 제33대 통일부 장관으로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2014년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된 이후에는 확고한 교육철학과 신념으로 9시 등교와 꿈의학교 정책 등을 시행하며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누리과정 논란에 맞서 교육부와 치열한 대립 끝에 정부의 전액 지원 결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 이재정의 삶

1944년 3월 1일 충남 입장에서 출생해 부모의 고향인 충북 진천에서 성장한 그는 진천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1956년부터 서울에 유학하며 경기중학교를 거쳐 1962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같은 해 고향에서 (관인)신명학원을 설립,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무상 중등과정교육을 3년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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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 신명학원 졸업식.
1965년 고려대학교 독어문학과에 입학해 1969년 2월 문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스승 고(故) 김진만 교수 등 주변의 권유로 대한성공회 성미가엘신학원에 입학해 1972년 대한성공회 사제가 됐다. 마침 유신 쿠데타가 일어난 직후였기 때문에 유신 반대 투쟁에 참가하면서 교계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특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교회와 사회위원회 및 인권위원회 임원, 한국기독학생총연맹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민주화와 사회정의 그리고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에 헌신했다.

이후 캐나다 매니토바대학교 대학원과 토론토대학교 트리니티대학 대학원에서 종교학 석사와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8년 귀국해 신영복 교수, 조희연 교수 등과 함께 성공회대학교를 설립한 뒤 초대 총장과 2대 총장을 역임하며 성공회대의 기틀을 마련했다.

# 정치인 이재정

한국기독교회협의회 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이 당선인은 1989년 스위스 글리온에서 열린 남북교회 및 세계교회 대표들이 참석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의회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워싱턴과 토론토, 도쿄 등지에서 열린 기독교계의 남북회담에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또 민간단체인 남북농업발전협력협회 이사장으로서 남북 관계 발전에 기여했다.

이 당선인은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 새로운 국민정당을 창당하기 위한 신당추진위원회의 총무위원장으로 참여해 2000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고, 초대 정책위원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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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성공회 신학생 시절 봉사활동 당시 사진.
이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교육위원회 간사로서 교육 개혁과 정치 개혁에 기여했으며,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를 위해 후보 경선 과정부터 참여하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유세연수본부장으로 활동했다. 2003년에는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총무위원장을 맡았고, 2004년 10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임명돼 2006년까지 평화통일운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그는 2006년 12월 제33대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받아 중단됐던 남북 장관급 회담을 재개하는 한편, 남북 철도 개통과 열차 시험운행을 비롯한 남북 열차 정기운행을 이룩해 냈다.

특히 2007년 10월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정상회담 준비기획단장으로서 정상회담의 준비 과정부터 정상회담 진행과 배석,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실무를 책임지고 총괄했다.

# 교육자 이재정

2014년 열린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김상곤 교육감의 경기지사 출마로 인해 경기혁신교육이 보수진영에 의해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도교육감 선거에 출마, 민선3기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됐다.

도교육감으로 취임한 직후 ‘학생중심’이라는 교육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학생들이 직접 제안한 ‘9시 등교제’를 전격 시행했다.

‘9시 등교제’는 2017년 9월 학기 기준으로 도내 전체 학교의 98.8%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서울과 강원·충남이 오전 9시 등교를, 광주와 인천 및 전북이 8시 30분까지 등교를 권장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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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에 함께한 이재정 도교육감 당선인
그는 또 학교 밖 마을학교로 학생들이 취미와 적성 및 진로 등을 고민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꿈의학교’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자신의 진로와 관계된 분야를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꿈의대학’ 정책들을 추진했다.

또 2014년부터 중앙정부가 대통령령으로 대통령 공약인 누리과정 비용을 일선 시도교육청에 전액 전가하면서 교육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르자 교육재정을 지키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난한 싸움을 시작했고, 청와대 1인 시위와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 등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끝에 2015년도 누리과정비 어린이집 전체 예산 5천64억 원을 목적예비비로 지원(경기도 1천17억 원 확보)을 이끌어 냈으며, 2016년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해 누리과정 이슈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며 교육재정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돌입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결국 2016년 하반기 국회는 ‘유아교육지원회계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 밖에도 ▶4·16교육체제 수립 ▶혁신학교 심화 발전 ▶자유학기제 운영 확대 ▶진로지원센터 운영 등을 통해 학생중심교육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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