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민주진보촛불교육감 단일 후보로 나선 도성훈(57)인천시교육감 당선인이 앞으로 4년간 인천교육을 이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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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교육감 후보로 6·13 지방선거에 나섰던 도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보수진영 후보들의 거센 견제에도 탄탄한 결집력으로 승리했다.

 그는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 살다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의 절절한 사연과 폐교 위기에 놓인 원도심 주민들의 "추억을 지켜 달라"는 호소 그리고 국제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콩나물시루 같은 과밀 학급 해소를 바라는 시민의 울림을 잊을 수 없다.

 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과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인천교육을 만들어 달라는 질타 등 선거기간 동안 시민들에게 들었던 한마디, 한마디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도 당선인은 당선의 달콤한 기쁨은 모두 접고 곧바로 인수위원회를 꾸려 앞으로 4년 동안 인천교육의 미래 설계에 나섰다.

# 도성훈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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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훈 당선인의 어린시절 모습.
도 당선인은 1960년 12월 10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 석천리 작은 산 중턱에 자리잡은 산골마을에서 아버지 도화균(작고)씨와 어머니 장복희(작고)씨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궁핍한 산골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원도 철암의 주물공장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부모와 떨어져 어린 시절 할아버지(도성기)와 할머니(안한나) 손에서 자랐다.

 부모가 강원도 철암에서 부평으로 옮겨 정착하게 되면서 10살 때 인천부평남초등학교로 전학, 부평동중학교와 부평고등학교에 다니며 인천맨으로 자랐다.

 서슬 퍼런 박정희 군사독재 시기였던 1979년 중앙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해 10월 박정희의 죽음으로 전국적인 민주화 요구가 분출됐고, 학내 시위도 빈번해졌다. 시위 학생들이 사복경찰에게 얻어맞으며 잡혀 가는 모습을 멀찍이 바라보던 소심한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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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 교사들과 참교육 실천운동을 하고 있는모습. 오른쪽이 젊은 시절의 도성훈 당선인.
군부독재 종식과 민주화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던 시기 2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학교에 복학해 1985년 2월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뒤 강화도 출신으로 영등포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인숙을 운명처럼 만나 1985년 7월 약혼하고, 이듬해 1월 결혼식을 올렸다.

 1985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3월 성헌고(현 인제고)에서 새내기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재단 비리와 파행적인 학교 운영에 맞서 평교사협의회를 조직해 초대 회장을 맡아 학교 정상화 투쟁을 벌였고, 평교사협의회의 요구가 수용되는 승리를 만들어 냈다.

 이후 의문의 도난사건을 빌미로 시작된 탄압에 맞서 학교민주화투쟁을 주도하다 파면돼 성헌고 학생들을 비롯해 학부모들과 함께 징계 철회 투쟁을 벌였고 농성 23일 만에 승리했다.

# 교육운동가 도성훈

 1989년 6월 10일 인천대 대학원 강당에서 교사 8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전교조 인천지부 결성을 주도했던 도 당선인은 전교조 가입 활동 등을 이유로 1989년 8월 1일 해직당했다.

 해직교사 시절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국장과 수석부지부장, 국공립중등지회장 등을 역임하며 해직자 복직 투쟁을 전개했다. 전교조 합법화 방침에 따라 1994년 4월 복직해 관교중·인천여공고에서 교사생활을 한 뒤 1999년부터 1년 반 동안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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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훈 당선인이 전교조 소속 동료 교사들과 교육주권 투쟁을 하고 있는 모습.
 그는 33년간 교육 현장을 지킨 교사 출신이다. 1985년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교사로 학교민주화와 교육민주화, 참교육 실천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한 교육운동가다. 또 민주노조 운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인천 노동자 서민들의 아픔과 늘 함께 하고 연대했다.

 도 당선인은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전교조 인천지부 지부장 선거에 당선되면서 11·12대 지부장을 역임했다. 지부장 임기를 마치고 부개고를 거쳐 2012년 동인천고, 2016년 인천형 혁신학교 행복배움학교 동암중 교장으로 취임해 학교 혁신에 앞장서 왔다.

# 도성훈의 교육철학

 올 3월 12일 인천지역 88개 시민사회단체와 5만여 시민참여단에 의해 민주진보촛불교육감 단일 후보로 선출된 도 당선인은 인천교육의 현재적 과제 해결은 물론 미래를 설계하고 바꿀 수 있는 실력 있는 교육감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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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과 함께 산을 찾은 도 당선인.
그는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의 교장으로서 학생·학부모·교직원·마을 주민이 한마음으로 소통하고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같이 노력하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전형을 만들었다.

 그의 교육관은 ‘행복해야 교육이며, 교육에서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행복교육의 시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신의’다. 결국 ‘신의’는 교육 현장 곳곳에서 교사·학부모·학생과 단단하게 맺어질 약속의 바탕이라고 말하고 있다.

# 도성훈이 만들 인천교육

 도성훈 당선인이 민선3기 인천시교육감 선거 때 내세운 핵심 공약은 바로 ‘무상교육’이었다. ‘기회는 균등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평등교육’을 시행하겠다는 목표 아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의무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고교 1학년을 시작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중고생의 교육비를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또 형편과 상황이 어려운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이 가도록 학교균형발전예산 100억 원 확보와 함께 유치원 및 초등 돌봄교실 확대 등을 내걸었다.

 아울러 유치원들에 대한 원외체험학습비와 무상급식비 지원은 물론 초등학생의 현장체험학습 보험료 지원,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졸업앨범비 지원 등 다양한 무상교육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직원 제도도 개편해 우수 교육교사나 상담인력, 학교업무인력, 보건인력 등 역량 있는 교직원 등을 원도심에 먼저 지원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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