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이용학원 장환호 원장과 수강생들이 인천시 남구 소재 금강재활요양병원 다목적 강당에서 이·미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작은 재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용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인천이용학원 장환호(38)원장과 수강생들이다.

이들은 매월 셋째 주 화요일이면 인천시 남구 소재 금강재활요양병원을 찾아 정기 봉사활동을 한다. 또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북한이탈주민, 제17사단 장병, 노인복지회관 이용자 등 다양한 이웃들을 대상으로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장 원장이 이·미용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5년 전부터다. 당시 ‘아름답고 실력 있는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가게를 열었지만 뜻하지 않은 일로 주저앉고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이때 지인이 "이·미용 기술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마음을 다잡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했고, 장 원장은 소록도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특별한 생각 없이 머리를 다듬는 데만 집중했는데, 어느 순간 환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며 "그때 나의 작은 재능이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를 계기로 자존감을 되찾고 지금처럼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 같은 보람은 장 원장과 함께 하는 수강생 봉사자들도 느끼고 있다. 금강재활요양병원은 봉사자들이 방문하는 날이면 휠체어를 탄 40여 명의 재활환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기다린다. 봉사자들이 능숙한 가위질로 머리를 다듬어 주면 환자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마움을 전하거나 조용히 손을 잡아준다. 몇 시간씩 이어지는 가위질로 지칠 법도 하지만 이들의 표정을 떠올리면 힘든 것도 잊는다.

매번 봉사자들이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박상록(85)할아버지는 "계절이 바뀌었으니 나도 머리를 다듬으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도 챙기고 새 출발을 하고 싶었다"며 "우울했던 마음이 봉사자들 덕분에 즐거워져 매우 감사하다"고 웃었다.

장 원장은 제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은 물론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웃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역시 지칠 때면 소록도에서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장환호 원장은 "이·미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을 매력 있게 가꿔 줄 뿐 아니라 아프고 힘든 사람들도 치유하는 사람"이라며 "내가 잘하는 일로 좋은 기운을 아낌없이 전한다면 받는 사람도 행복해지고 헤어디자이너로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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