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가 끝나고 시내 곳곳에 후보자들의 당선과 낙선 사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17일 인천시 동구 송림동의 한 거리에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박남춘 당선자의 현수막이 나란히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지방선거가 끝나고 시내 곳곳에 후보자들의 당선과 낙선 사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17일 인천시 동구 송림동의 한 거리에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박남춘 당선인의 현수막이 나란히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왜 재선(再選)에 실패했나. 인사(人事)의 실패도 그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지역에 대해 이해가 없는 외지인(外地人), 열정이 부족한 외부인(外部人)을 등용했다. 그러다 보니 인천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인(周邊人)’으로 맴돌았다. 현안에 밝지 못하니 내놓는 해결책도 주먹구구식이었다.

송 전임 시장은 취임한 지 100일 만에 인사를 두고 비판을 받았다. 인천시 인사가 아니라 대권을 향한 캠프 인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개방형직위를 포함한 핵심 인사에 인천 출신은 소외되고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인물들을 대거 등용해 시정보다 대권인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유 시장은 ‘중앙 출신 편애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취임 초기 중앙 출신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앉혔고, 초고속 승진을 시켜 내부 갈등을 유발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중앙 출신 인사와 시 공무원들과의 불통 문제도 상당했다. 또 고위 공직자들은 중앙에 ‘꿀 보직’이 나오면 미련 없이 인천을 떠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에게는 외부 영입을 통한 파격 인사도, 연공서열 중심의 안정 인사도 아닌 ‘박남춘 표 인사’가 요구되고 있다. 기준은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지역의 인적자원 활용과 육성이다. 그는 후보 시절 가장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도심재생과 시민 삶의 질 개선을 통한 ‘도시 균형발전’을 꼽았다. 지역을 잘 아는 전문가가 절실한 이유다.

2016년 기준으로 인천의 149개 읍·면·동 중 78.5%에 달하는 117곳이 쇠퇴 지역이다. 인천의 3분의 2이상이 인구감소와 산업 침체, 노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경제자유구역 위주의 개발사업으로 도시 양극화가 깊다. 시민 삶의 질 개선도 시급하다. 특히 각종 지표들이 인천시민 건강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현재 흡연율과 고위험 음주율과 비만율, 고혈압 진단 경험률도 7대 특·광역시 중 1등이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몇 몇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해서 시민 삶의 질까지 나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시민의 삶이 편안해지고 인천에 머무르고 싶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석 전 인천연구원 원장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 시절 원도심 활성화를 통한 인천의 균형발전을 주문했다. ‘문화가 있는 공동체 마을을 만들어 원도심을 살려야 한다’는 게 이 전 원장의 뜻이었다.

하지만 시는 엉뚱하게 재개발·재건축 구역을 300개 가까이 지정했다. 다 허물고 새 건물을 올리는 것이 원도심 살리기의 길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지역을 모르는 안 전 시장의 한계였다.

김천권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도시재생과 시민 삶의 질 개선은 지역사회를 모르는 사람이면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과거처럼 정부 주도식이 아닌 지역 주도로 현안을 풀어가야 할 때"라며 "지역사회 전문가를 등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민관 거버넌스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시책 추진에 있어서 지역인들의 지혜와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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