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纓之會(절영지회)/絶 끊을 절/纓 갓끈 영/之 어조사 지/會 모을 회

초(楚)나라 장왕(莊王)이 신하들과 연회를 즐기고 있었다. 장왕이 신하들에게 술을 내리자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바람이 불어 등불이 꺼졌다. 연회에 참석했던 신하 중 한 사람이 어두운 틈을 타 총희의 몸을 더듬었다. 총희는 장왕에게 말했다. "지금 불이 꺼졌을 때 누가 저를 희롱했습니다. 제가 그 자의 갓끈을 끊어 가지고 있으니, 불을 켜시면 누구의 끈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장왕이 신하들에게 말했다. "오늘 과인과 술을 마시는데 갓끈이 끊어지지 않은 사람은 이 자리를 기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참석한 신하들이 모두 갓끈을 끊었다. 수년 후 진나라와 초나라가 싸우게 됐는데 한 장수가 늘 앞장서 분투해 마침내 승리했다. 장왕이 물었다. "그대는 무슨 이유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저 없이 싸웠는가." 그가 답했다. "제가 바로 지난 연회에서 갓끈이 끊어진 놈입니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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