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지역 전문가의 전언(傳言)이다. 당선인 역시 전임 시장들이 보였던 정부 정책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서울 중심성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전자는 법률 입안과 개정, 국비 확보를 위해 같은 당 소속의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편승하는 편이 유리하고 수월하다고 치더라도 ‘이부망천(離富亡川)’의 동어 반복인 서울 중심성에 대한 당선인의 시각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지하철 2호선을 연결하는 ‘서울∼인천간 10분대 시대’나 ‘서울∼인천간’ 제2경인선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혁신해 서울 진입 10분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에는 교통 편의 증진과 주변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주석이 달렸다.

하지만 왜 인천시민이 그토록 서울로 빠르게 가야 하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이부망천을 언급한 인천시 전 기획관리실장의 말처럼 ‘인천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가졌기 때문’이다.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추는 데 교통망 혁신이 기여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일자리’가 풍부한 서울과 경기도의 베드타운화에 광역 교통망이 일조하는 꼴이다. 광역철도망의 난립이 50%를 육박하는 역외 소비와 지역 자본 및 인재 유출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당선인의 공약에는 ‘청라∼남동’, ‘영종∼부평 ’, ‘검단∼논현’간 10분대 진입과 같은 지역 산업과 정주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내부순환철도망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전부다. 역세권 개발로 집 값, 땅 값 상승을 부추겨 표밭은 챙기고 버스로 지하철로 돌고 돌아 같은 인천 땅을 서울보다 힘들게 오가는 시민들의 불편은 후순위로 밀린 모양새다.

원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을 따라하는 소규모 뉴딜사업으로 과연 젊은층이 영종·청라·송도를 놔두고 원도심으로 모여들까 하는 의구심을 전문가들은 품고 있다. 일자리와 문화가 공존하는 원도심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점별로 기업 집적단지와 상권의 핵심축을 형성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선인이 지양한다는 전면 재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지역 미래 먹거리로 꼽은 바이오산업도 엄격한 기술 수준과 국제적 인증을 요구하는 장치산업에 가까워 과연 남동인더스파크(‘비멕벨트’)에서 바이오 대기업으로부터 전·후방산업 효과를 낳을 수 있을지 검증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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