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축구리그 마니아인 김영준(36·수원시 영통구)씨는 지난 주말 충북 제천의 처가에서 열린 집안 행사에 참석 후 집으로 오면서 운전하는 도중 틈틈이 모바일 앱을 통해 월드컵 경기 생중계를 보다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을 뻔한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거린다.

그는 차량용 내비게이션 거치대에 휴대전화를 꽂아 둔 뒤 최대한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시청하다가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져 자신이 달리던 차로 앞으로 끼어든 차량을 보지 못하고 추돌할 뻔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운전을 하면서 휴대전화 모바일 앱으로 월드컵 중계를 시청하려는 축구팬들의 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는 한국과의 시차가 약 6시간 정도로, 오후 9시부터 익일 오전 4시까지 주로 심야시간대에 경기가 진행된다. 개막일인 지난 15일 오후 9시 이집트와 우루과이, 16일 오후 7시 프랑스와 호주, 오후 10시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 등 해당 시간대에는 유명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가 잇따라 열렸다. ‘죽음의 F조’에 편성된 우리나라 대표팀도 18일 오후 9시 스웨덴 전을 시작으로 24일 0시 멕시코 전, 27일 오후 11시 독일 전이 심야시간에 열린다.

상황이 이렇자 해당 경기가 열리는 시간대에 회사 업무나 출장 등으로 차량 이동하는 운전자들의 경우 휴대전화 모바일 중계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경찰 관계자는 "고속도로 교통사망사고의 70%는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았을 때와 졸음운전이 원인"이라며 "월드컵 기간에 차량을 몰면서 DMB 등을 시청하는 운전자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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