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왼쪽)과 김신욱(가운데)이 러시아 월드컵 F조 스웨덴전에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고 있고, 부상으로 쓰러진 박주호(오른쪽)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왼쪽)과 김신욱(가운데)이 러시아 월드컵 F조 스웨덴전에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고 있고, 부상으로 쓰러진 박주호(오른쪽)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스웨덴과 첫 경기에 올인했다. 반드시 승리해 승점 3을 확보해야만 16강 진출을 타진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트릭’은 0-1 패배로 허무하게 끝났다. 스웨덴과의 치열한 ‘분석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썼던 고육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 멕시코와 독일전만 남았다.

대표팀은 스웨덴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동시에 본모습을 철저히 숨겼다.

그러던 신 감독이 스웨덴과 실전에서 선보인 전술과 선발 명단은 예상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 볼리비아 평가전에서 김신욱(전북)을 선발 투입한 후 ‘트릭’이라고 표현했던 신 감독은 선발 명단에 김신욱을 올려 결과적으로 ‘이중 트릭’을 구사했다. 그러나 한국 영상 1천300건을 분석했다는 스웨덴을 속이진 못했다. 전반 초반 10분간 우리 대표팀이 스웨덴의 진영을 휘젓고 김신욱이 문전 헤딩을 한 차례 시도한 것에서 깜짝 전술의 효과는 다했다.

16강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할 멕시코전에선 더는 감추거나 트릭을 사용할 여유도 없다. 지금까지 검증된 최고의 라인업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첫 상대 한국을 현미경으로 분석한 스웨덴과 달리 멕시코는 한국보다는 독일·스웨덴에 관심을 집중해 왔다는 점도 노림수 없는 정면 돌파를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16강 진출 희망과 조별리그 탈락 운명이 이제 멕시코전에 달렸다. 스웨덴에 져 1패를 떠안은 대표팀은 24일 0시(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도 패하면 2전 전패로 일찌감치 탈락할 수 있다. 16강 진출 경우의 수조차 생각할 수 없다.

신 감독은 애초 스웨덴과 멕시코를 상대로 1승1무 또는 2승을 거둬 16강 진출을 노려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3전 전승이 예상됐던 독일이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덜미를 잡혀 예상은 어긋났다. 대표팀은 이제 멕시코를 잡고 독일과 최종전에 승부를 거는 일밖에 없다.

하지만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을 1위(6승3무1패)로 통과한 강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우리(57위)보다 42계단 높다. 대표팀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6승2무4패로 우위다.

신 감독은 스웨덴전에 스리톱을 구성했다. 스웨덴 장신 군단을 겨냥해 김신욱이 전면에 나섰고,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연계한 공격진을 형성했다. 김신욱의 공중볼 다툼에 기대를 걸고 양쪽 두 선수의 기회도 노린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실전에서 충분히 가동해 보지 않은 전술이 제대로 통하긴 어려웠다. 높이를 활용하지도, 원래 잘하던 걸 살리지도 못했다. 예상 밖의 페널티킥 실점에 조급해지면서 역습도, 예리한 크로스도, 과감한 중거리포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유효슈팅 ‘제로’(전체 슈팅 5개)였다. 멕시코는 강공이 예상되는 독일에 밀집 수비로 맞서다 기회가 오면 빠른 역습으로 골문을 노리는 장기를 살렸다. 세트피스 상황에도 강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멕시코는 한국을 상대로 독일전과는 전혀 다른 전술을 사용할 것이다. 멕시코의 빠르고 거친 전방 압박을 견뎌내고, 그걸 넘어서면 수비벽이 옅어지는 만큼 빠르고 공격적인 우리 선수들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수비진이 불안감을 잠재울 정도는 아니다. 멕시코의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로 어떻게 촘촘하게 수비라인을 짜고, 1대 1 상황에서 놓쳤을 때 주변 선수들이 뒷공간을 막아낼 수 있느냐가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웨덴전 패배가 더욱 뼈아픈 건 수비수 박주호(울산)의 부상, 핵심 공격수인 황희찬과 김신욱이 받은 옐로카드 때문이다.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박주호는 공중볼을 잡다가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신태용 감독은 "햄스트링 파열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검진을 해 봐야 한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FIFA 규정상 월드컵 본선에서 받은 경고 1장은 8강전 이후 소멸된다. 하지만 각기 다른 경기에서 경고 두 장을 받으면 다음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 황희찬과 김신욱이 멕시코전에서 옐로카드를 추가로 받는다면 27일 독일과 3차전에 뛸 수 없다.

문제는 두 선수가 추가 경고를 우려해 위축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황희찬은 손흥민과 함께 신태용호의 핵심 공격수다. 스웨덴전 원톱 김신욱 역시 조커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멕시코는 한국과 2차전에서 16강 진출 확정을 노릴 것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려고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은 어떻게 응수해야 할까. 공격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자명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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