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의 공약 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원도심 활성화와 철도 신설·연장이다.

인천은 재개발 정비구역이 108개나 있을 정도로 원도심이 많다. 원도심 부시장직을 만들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버금가는 원도심 전담기구를 둔다. 또 청라∼신도림을 환승 없이 30분 안에 가고 서울(화곡)까지 10분대 진입을 약속했다.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시 안팎에서 공존한다.

서종국 인천대학교(도시행정) 교수는 "경제자유구역 인구가 인천의 10%밖에 안 되고 원도심 인구는 90%다"라며 "경제청이 시 본청과 중복되는 업무를 넘기면 직원 350명 중 150명을 빼고, 현재 도시재생 부서 직원 100명을 더해 총 250명 규모의 도시재생 전담기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도심 특별회계 2천억 원과 세수 증가분을 원도심 활성화에 쓰면 연간 2천500억 원이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전담기구는 직원 200여 명을 50개 팀으로 나눠 군·구별 현장에서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사업을 발굴하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면서 주민 참여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예산은 팀당 200억 원(4년간)씩 투입해 주거지 정비, 도로·공원 등 필수 인프라를 구축해 민간자본 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시 측은 예산 확보와 도시재생 사업지 선정에 애를 먹을 것으로 봤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가이드라인’에는 연간 시·도별 배정 예산을 제한하고 있다. 경기 500억 원, 부산 400억 원, 인천 300억 원 등이다. 또 원도심 특별회계(올해 약 1천600억 원)는 이미 전통시장 살리기와 학교시설 개선사업 등 쓸 곳이 모두 정해져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에는 개항창조도시와 재개발구역에 도시재생이 필요하지만 국토부 방침상 구역 해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도시재생 사업지로 선정할 수 없다.

철도 신설·연장은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경인전철 지하화는 주변 부지를 팔아 사업비로 쓸 수 있지만, 박 당선인의 철도 공약은 국·시비로 충당해 재정 부담이나 사업 장기화 등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박 당선인도 경인전철 지하화 주변 부지 매각으로 2조6천억 원이 생길 것으로 봤다.

이성만 인수위 공약과제부위원장은 "정부가 철도 B/C값이 1이상 넘으면 60% 사업비 지원하던 것을 최근 70%로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서울·경기 부분 빼면 인천 구간이 길지 않아 1개 노선당 3천억 원 정도 들어 매년 600억∼700억 원이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은 우리나라 차지 비율이 5% 정도로 정부가 매년 10조 원씩 도시재생에 투입하면 인천은 5천억 원 정도다"며 "기본 도시재생 패러다임을 한 두 곳에서 제시하면 예산을 더 많이 받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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