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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수원시 장안구 일월저수지가 인근 농업용수 공급 및 여름철 더위로 흙바닥이 드러나 있다. <사진=박종현 인턴기자>
북수원 주민들이 이용하는 일월공원 내 저수지에서 최근 200마리가 넘는 붕어가 폐사해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연일 수십 마리씩 폐사하기 시작한 붕어떼 부패를 막기 위해 매일 수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9일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와 수원시 등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4월부터 9월까지 일월공원 내 저수지 내에 있는 물을 농업용수로 인근 농업경작지에 공급하고 있다. 총 저수량 29만9천t 가운데 하루 5천∼7천t의 물을 농업용수로 공급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당 저수지에서 최근 사흘간 200여 마리의 붕어가 폐사하면서 농어촌공사와 수원시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현재 해당 저수지는 4월부터 두 달 넘게 농업용수 사용으로 인해 수심이 2.38m로, 평소의 3.64m보다 1m 이상 낮아져 바닥 곳곳이 훤히 드러나 있는 상태다. 물의 양도 12만6천t에 불과해 평소의 절반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저수지 내 물을 농업용수로 공급하면서 일월공원에 조성된 수원청개구리 서식지 근처의 물도 말랐다. 심지어 수심이 얕은 곳은 이미 물이 말라 땅이 갈라져 있었다.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서식하고 있던 붕어떼들이 폐사한 채로 저수지 바닥에 그대로 노출됐다.

폐사한 붕어떼는 16일부터 저수지 일대에서 죽어 있는 모습이 발견됐으며, 수원시가 매일 보트 2대를 이용해 폐사한 붕어떼를 수거하고 있다. 시는 이날까지 3일 동안 200여 마리의 붕어를 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공사와 시는 해당 저수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서호 하수처리장 제2용수에 있는 방류수를 채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방류수에 포함된 인 성분이 녹조 생성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어 이마저도 못하는 실정이다.

농어촌공사는 2015년 붕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저수지에 설치한 그물을 철거하면서 급격히 붕어가 늘어나 개체 수 증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붕어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해당 저수지의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면서 수위가 낮아지고 때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용존산소량이 떨어져 붕어 폐사가 급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농업용수 공급을 자제하거나 폐사한 붕어가 죽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체를 맡기고,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측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붕어가 산란기를 맞아 스트레스를 받거나 여름철 높아진 수온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한 개체 수 조절 과정으로 붕어를 건져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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