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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가 폭염에 대비해 그늘막을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수원시청 사거리에서 보행자들이 그늘막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올해는 횡단보도에 설치된 고정식 그늘막 덕분에 땡볕을 피할 수 있어 좋네요."

20일 오후 2시께 수원시청역 사거리 일대 횡단보도 앞. 한낮 최고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무더위로 땀을 흘리면서 걸어다니는 시민들 사이로 큼지막한 우산 모양의 그늘막이 한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그늘막이 만들어 준 그늘 아래에서 땀을 잠시 식히며 횡단보도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기를 기다렸다.

인근 신매탄사거리도 비슷했다. 이곳 횡단보도 앞에 설치돼 있는 그늘막 아래에서 반려견과 함께 나온 주인도 교통신호등이 바뀔 때까지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무더위 속에서 폐지를 수북이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던 70대로 보이는 할머니와 유모차를 몰던 여성은 잠시나마 편한 표정으로 그늘막 아래서 쉬며 보행신호를 기다렸다.

오후 3시께 안양시청 사거리 내 4개 횡단보도에도 그늘막이 모두 펴져 있었다. 그늘막 아래에서 햇빛에 구겨졌던 얼굴을 피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범계역 사거리에서는 안양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흡연 단속을 나온 노인이 그늘막에서 한숨을 돌렸다.

이처럼 경기도내 지자체들이 폭염에 대비해 시내 도로 일대 횡단보도에 설치한 고정식 그늘막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올해까지 108곳에 그늘막을 설치한다. 시는 지난해 8곳에 시범적으로 이동식 그늘막을 설치했지만 시민들이 고정식으로 설치, 확대를 요청해 올해 100곳을 늘려 고정형으로 설치했다. 안양시 역시 지난해 26개소에 이어 올해 73개소에 그늘막을 설치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시민 편의 증진을 위해 그늘막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더운 여름을 맞아 ‘도심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그늘막은 한 대당 설치 및 보호커버 구매 비용까지 합하면 220만 원 내외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늘막 한 개당 혜택을 누리는 시민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고정형으로 설치된 그늘막들은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크기는 약 3∼4m에 달해 한번에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보호덮개를 이용해 보관한다. 훼손되지만 않는다면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기에 경제적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그늘막은 먼저 설치됐던 지역의 시민들에게 호평을 받아왔기에 우수 사례로써 지역에 적용했다"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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