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들이 지난 1월 23일 중구 옛 동인천등기소 건물에서 인천음악플랫폼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제공>
▲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들이 지난 1월 23일 중구 옛 동인천등기소 건물에서 인천음악플랫폼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제공>
인천문화재단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인천음악플랫폼에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인천음악플랫폼 개관 기획전으로 ‘인천 합창의 궤적’이 두 달 동안 진행된다. 지난 1월 옛 조선상업은행 터인 동인천등기소 건물에서 인천음악플랫폼 제막식을 연 후 약 5개월 만에 이뤄진 첫 프로그램이다.

인천문화재단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전국적으로 명성을 쌓은 인천 합창의 역사와 합창단을 조명한다는 목표다. 인천시립합창단에서 활동했던 지휘자 윤학원 씨를 비롯해 작곡가 최영섭 씨 등을 소개하는 등 인천의 합창을 공연이 아닌 역사적 관점에서 전시 영역으로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천음악플랫폼의 방향성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급하게 사업을 추진해 내용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음악플랫폼은 큰 틀에서 개항기 선교사들이 전파한 서양음악부터 현재까지 인천의 음악 역사와 인천 연고 음악가의 자료를 수집하고 전시하겠다는 목표다. 또 아트홀과 음악자료실을 만들어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교육이나 공연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관한 지 5개월이 지난 이날 현재까지 기획전이 예정된 아트홀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음악자료실은 자료를 수집하지 못해 몇 개의 책상과 의자만 놓인 회의실에 불과했다.

이번 기획전 역시 재단이 수집한 자료는 거의 없고 지역의 기관이나 개인이 소장한 자료들을 대여해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합창단의 역사를 나열하는 것이 음악플랫폼의 방향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공공영역에서 장소를 만들 때는 명확한 사업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인천음악플랫폼은 세상의 수많은 음악 중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어떤 자료를 저장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 공간을 통해 시민들에게 무엇을 제공할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평 음악도시 사업과의 중복 문제나 자료도 없이 아카이브 공간을 만든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며 "재단 사무실 이전을 위해 제막식부터 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알맹이’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지역에 음악과 관련된 기반이 약하다 보니 자료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인천음악플랫폼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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