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0.jpg
▲ 예비군 훈련(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 부평구에 거주하는 A(29)씨는 지난 19일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후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총기와 장구류 지급 전 예비군을 대상으로 상영된 영상물 때문이다.

영상물은 과거 북한 공산정권의 6·25 남침, 강원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 북한 도발 실태와 함께 ‘북한은 우리의 적(敵)’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예비군 훈련 절차와 유사시 행동요령, 전투기술 및 응급처치법 등 예비군 훈련 목적에 맞는 내용의 영상물을 예상했지만 반공을 주제로 한 내용에 씁쓸해졌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이 이어지면서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이어서 군이 여전히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인천지역의 예비군훈련장은 최근 조성된 평화분위기는 아랑곳 않고 반공을 앞세운 남북 대결 구도의 교육을 계속해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육군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내 예비군 편성 인원은 약 24만3천 명이다. 인천에는 현재 80여 개소의 예비군 동대와 4개의 예비군 훈련 교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1∼6년차까지(7∼8년차는 대기로 제외) 짧게는 6시간에서 길게는 4일간의 예비군 훈련을 받는다. 이 같은 훈련 과정에는 예비군을 대상으로 한 1∼2시간의 정신전력교육(옛 안보교육)이 편성돼 있다.

정신전력교육은 국방부에서 제작·보급한 안보영상물 시청과 함께 예비역 영관 장교 및 장성 출신 인사 등으로 구성된 초빙 강사나 동대장의 강의로 구성된다.

일부 예비군 훈련 참가자들은 최근 남북 기조와 동떨어진 정신전력교육을 꼬집으며 반발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 4월 남구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돼 참가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남구에 거주하는 예비군 참가자 B씨는 "얼마 전 예비군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강사가 주적(主敵)이 누구인지 노골적으로 물었다"며 "판문점 선언과 북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시점에 때아닌 ‘반공 교육’이 웬 말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아직 북한과 대치 중인 것은 맞지만 예비군 훈련에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육군 동원과 관계자는 "지난 5월 2018년도 국방부 예비군 안보교육 수정 결과 지침을 반영해 예비군에 대한 실질적인 정신전력교육이 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예비군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