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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난 4월 4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역교통망에 대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에서 서울까지 10분대 시대를 열겠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4월 4일 발표한 공약이다. 이 공약은 지금도 유효하다. 인천 중·서구와 서울 마포(홍대)·강서(화곡)·구로구, 부천시 등을 서로 연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공약은 총선·대선에서도 유력 후보들의 단골 메뉴였다. 인구 300만의 거대 도시가 됐는데도 지역 정치인들은 아직도 ‘서울 중심의 낡은 패러다임’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정치인들의 이 같은 사고방식은 인천의 자립·자족보다 대외의존성을 높이는 결과만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관련 기사 3면>

인천을 가로지르는 경인고속도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도로는 우리나라 산업화와 고속성장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그 사이 인천의 도로와 철도 등 내부순환망 건설은 지체됐다. 여기에 인천을 동서와 남북으로 단절시켜 ‘원도심 개발 정체’, ‘도시 슬럼화’ 등의 상흔(傷痕)만 남겼다.

인천의 산업단지도 마찬가지다. 가산디지털단지(옛 구로공단)는 정부와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고도화된 최첨단 단지가 됐다. 반면 부평국가산단 등 인천의 산단은 30∼40년 전 모습 그대로 몰락하고 있다. 경인전철의 역사와 기능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십수 년간 낮은 사업성(B/C 1 이하)을 이유로 내부순환교통망 구축을 강력히 추진하지 못한 전·현직 인천시장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인천항을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만들어 지역의 먹거리를 창출하고 침체된 서·남부권 산단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안산 구간(19.1㎞) 개설이 박 당선인의 최우선 공약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그동안 타당성조사만 3번하고 10년 넘도록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안산 구간은 침체된 인천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황금맥(脈)’이 될 수 있다. 신항과 남항, 내항, 북항 등 인천항의 물류를 수도권과 내륙으로 연결하고 지역 산단의 물동량과 각종 개발사업의 토목공사 물량까지 확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다리 관통도로(동구 동국제강∼중구 신흥동·2.92㎞)’ 또한 그렇다. 이 도로는 지역 물류망 구축 차원에서 1천50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그러나 착공 후 18년간 개통은 감감무소식이다. ‘서울 10분 시대’보다 인천 전역을 사통팔달로 연결할 내부 교통망부터 박 당선인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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