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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장이 그를 후계자로 선택한 이유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6월 22일 금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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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누구나 ‘꿈’을 꿉니다. 꿈꾸는 순간만큼은 늘 설레고 놓고 있던 희망의 끈을 다시금 쥐게 됩니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들은 늘 활력이 넘칩니다.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그 꿈이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꿈인지, ‘우리’ 모두를 위한 이타적인 꿈인지를 헤아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로키산맥 기슭에 인디언 마을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추장은 세 명의 마을 청년들에게 산 정상에서만 있는 희귀한 것을 구해오면 그것을 보고 후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며칠 후 그들이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한 명은 정상에서만 핀다는 멋진 꽃 한 송이를 들고 왔고, 다른 한 명은 붉은 빛이 나는 희귀한 돌조각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한 명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이를 본 추장은 화를 내며 그 이유를 묻자, 청년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저는 정상에서 산 너머에 있는 비옥한 땅과 넓은 강물과 수많은 버펄로들을 봤습니다. 저는 누가 후계자가 돼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우리 모두는 반드시 저 산을 넘어야만 한다는 꿈을 품고 돌아왔습니다."

 당연히 늙은 추장의 뒤를 이은 사람은 세 번째 청년이었습니다. 앞의 두 청년은 자신만을 위한 꿈을 가졌지만, 세 번째 청년은 이타적인 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타적인 꿈이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질 때마다 그 혜택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돌아가게 하는 꿈입니다.

 흑인에 대한 극심한 인종차별이 있던 때인 1963년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이 있었습니다. 당시 흑인들의 삶은 참담했습니다. 버스를 타든 식당에 들어가든 자신들이 앉아야 할 자리는 늘 불편한 자리였으니까요. 편견과 박해 속에서 그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백인에 대한 분노와 삶에 대한 절망감으로 가득했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킹 목사는 분노의 표출로 공동체의 일부인 백인들을 공격하는 꿈이 아니라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꿈을 연설문에 담아냈습니다. 연설문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주의 저 붉은 언덕 위에서 노예였던 사람들의 후손들과 노예를 소유했던 사람들의 후손들이 형제가 되어 식탁에 함께 앉게 되는 꿈입니다."

 자신의 꿈을 타자의 행복으로까지 연결시키는 킹 목사였기에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수년 전, 교육방송(EBS)에서 제작한 ‘왕과의 인터뷰’란 제목의 방송에는 세종대왕의 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신하가 물으면 세종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세종실록」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세종의 꿈 역시도 매우 이타적이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백성들은 왕께서 하시는 일을 모두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라는 신하의 질문에 세종은 "백성이 나를 비판한 내용이 옳다면 그것이 내 잘못이니 처벌해서는 안 되는 것이오. 설령 그들이 오해와 그릇된 마음으로 나를 비판했다고 해도 그런 마음을 아예 품지 않도록 만들지 못한 내 책임이 큰 것이니, 어찌 백성을 탓하겠는가?"라고 말합니다.

 또 신하가 "왕께서 꿈꾸시는 태평성대란 어떤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세종은 "백성들이 하려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할 수 있는 세상이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백성의 삶이 행복하도록 만드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여기는 왕이 우리 역사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시기 전에 "사람의 죽음이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역시도 감동적입니다.

 "죽어서 하늘의 별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 그들 삶의 방향을 밝혀주는 겁니다."

 자신이 죽어서까지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이타적인 꿈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꿈꾸면서 이른 아침을 마주하렵니다.

▣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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