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인수위 첫 회의에서 시 소속 위원회의 재정비를 시사했다. 민선 7기 협치 기반조성을 위해 각종 위원회를 재정비하고, 시민과의 소통과 협치 실현을 위해 다양한 위원회 신설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개방형 행정이라는 패러다임으로 협치가 대두되는 마당에 박 당선인이 협치를 위한 위원회의 신설 구상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말뿐인 협치가 아니라 시민들의 제안을 상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민관 협력체계가 갖춰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시 소속 위원회는 총 201개로 민선 6기 시정부의 필요에 의해 구성된 위원회는 52개가 있다. 법령이나 조례에 따라 이처럼 각종 위원회가 양산됐으나 정작 실효성과 권한이 부족해 방치된 탓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더욱이 유사·중복 기능을 수행하거나 불필요한 위원회가 많아 행정력 및 예산을 낭비시킨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개방형 행정체계에서 민간이 행정에 참여하는 위원회 제도는 응당 필요하다. 따라서 위원회의 성격과 실질적인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위원회와 민선 7기에서 만들어질 위원회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위원회 기능을 다양화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률을 재정비해야 한다. 불필요하거나 실적이 저조한 위원회, 설치 근거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는 위원회는 통폐합 등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각종 위원회의 운영이 소홀했다 하더라도 이를 회피하기 위해 원칙 없는 통폐합은 인천시의 자문역할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존치해야 될 위원회는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위원회는 전문성이나 효율성과 같은 전통적인 위원회 성격을 유지하되 대표성이나 자율성, 투명성 등이 적극 고려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자문·심의 기능에서 탈피해 위원회 역할과 권한, 책임을 다양화하되 이를 뒷받침할 수 있게 법적 기반을 재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시민 참여를 대폭 확대하고 운영 방식을 행정 주도 운영방식에서 위원회 주도로 혁신해야 실질적인 논의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위원회 구성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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