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난 정말 상관 안 해, 너는?'이라는 문구가 쓰인 재킷을 입고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 방문길에 오른 것을 놓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재킷 게이트'(Jacketgate)로 명명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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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아동 수용소방문 복장논란에 휩싸인 멜라니아 여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정부의 불법 이민자-아동 격리수용 정책이 비인도적이라며 각을 세웠던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이 전날 이 정책을 전격 철회하자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의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찾았지만, 또다시 복장 논란에 휘말렸다.

WP의 국제 오피디언 담당 에디터인 카렌 어티아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남편 행정부의 속내를 드러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우리 중 일부는 여전히 그녀가 '스틸레토 힐'(뾰족구두)을 신고 허리케인 하비로 초토화된 텍사스 피해지를 찾았던 결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재킷 게이트'는 우리를 덮친 카테고리 5(가장 강력한 태풍)"라며 "그녀가 전직 모델로서 대중의 눈에 노출되는 것을 낯설어하는 사람이 아니며, 그녀와 그녀의 팀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옷의 힘을 잘 안다"고 덧붙였다.

멜라니아 여사 측은 "그저 재킷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문제의 문구가 특정한 의도를 담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어티아는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성의 한 명으로서 그런 메시지가 적힌 재킷을 선택한 것은 고통받는 아동들의 면전에서 완전한 둔감함이나 잔인하고 계산된 냉담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의 재킷은 유색인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에 관해 우리가 익히 아는 바를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어티아는 "그녀가 '자라' 브랜드의 재킷을 입음으로써 거대 비즈니스의 이름 아래서 벌어지는 아동착취의 생생한 구현자가 됐다"며 "스페인 브랜드인 자라는 남미에서 미성년 노동을 이용해 비난받았고, 브라질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이 156∼290달러의 월급을 받고 하루 12시간 교대근무를 강요받은 것으로 밝혀진 뒤 사과하고 벌금을 냈다"고 지적했다.

어티아는 다음에 만약 텍사스에 위기 상황이 닥친다면 "그녀는 집에 머물러야 한다"며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연민은 그녀나 남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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