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에이스로서 한국 축구의 운명을 짊어진 손흥민(토트넘)이 외국 언론이 보기에도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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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다시 달리는 손흥민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AFP통신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한 한국 대표팀을 구해내라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한국이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치는 무함마드 살라흐(이집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해리 케인(잉글랜드)만큼이나 막중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선수인) 리오넬 메시조차도 앙헬 디 마리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세르히오 아궤로 등 아르헨티나 팀 동료들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손흥민에게 쏠리는 부담감은 불공평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손흥민이 느끼는 부담감은 아마도 이집트의 살라흐만이 알 것"이라며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손흥민의 상황을 짚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한 한국은 24일 자정에 열리는 멕시코와 2차전에서 최소한 무승부라도 기록해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릴 수 있다.

손흥민은 스웨덴전 패배 뒤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그는 "내 경기력에 실망하고 있다. 팀이 득점하지 못한 건 내 책임이다. 팀 동료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책임감은 필요하지만 부담감은 다른 문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키플레이어지만 스타는 아니었다. 토트넘의 간판스타는 케인이다.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과 함께 케인의 득점력을 살리는 위치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 옆에서 뛰게 되면 스포트라이트가 케인에게 쏠리는 경우가 보통"이라며 "하지만 모든 팀이 손흥민을 사랑한다. 단지 그의 경기력 때문이 아니라 겸손하고 평범한 그의 인성 때문이다. 그 점이 그를 더욱 크게 만든다"고 했다.

통신은 손흥민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패배에 누구보다 힘겨워한다고 입을 모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탈락 후 통곡하는 손흥민의 모습은 지금도 회자하는 장면이다.

멕시코전에서 손흥민이 느낄 부담감은 스웨덴전보다 훨씬 더 클 것이 분명하다.

신태용 감독은 "A매치에서 상대 팀들은 손흥민을 수비적으로 어떻게 묶느냐에 전략을 집중한다"며 "손흥민은 잘하고 있지만, 더 큰 선수가 되려면 이러한 상대 전략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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