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2경기 만에 첫 골을 터트린 네이마르(브라질)는 경기 종료 호루라기가 울리자 감정이 복받친 듯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이 눈물을 보고 감동한 이들도 적지 않겠지만, 자국을 비롯해 외국 언론에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인다.

 브라질 최대 신문 ‘오글로보’는 23일(한국시간) "월드컵 두 번째 경기에서 눈물을 흘리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브라질은 전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코스타리카와 2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2골을 몰아쳐 2-0으로 승리했다.

 필리피 코치뉴의 결승 골에 이어 쐐기 골을 터트린 네이마르는 경기 종료 뒤 무릎을 꿇고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오글로보는 네이마르가 발목 수술과 1차전에서의 부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은 이해하지만, 눈물은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팀을 위해서라도 정신적으로 약한 모습이 아니라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진정성과는 상관없이 네이마르의 눈물이 걱정된다"고 했다.

 네이마르는 경기 뒤 고개를 숙이고 100m에 달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마치 우사인 볼트처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전 세계에서 모인 400명 이상의 취재진이 네이마르를 기다렸으나 그는 인터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스페인 스포츠전문매체 ‘마르카’는 ‘네이마르는 신경쇠약 직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 부진했다고 자신을 질타한 언론에 네이마르가 침묵으로 복수했다"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우리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자신만의 전쟁을 벌인 한 선수를 봤다"며 "월드컵에서의 네이마르는 팀을 이끌 자격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스위스와 1차전에서 거친 태클에 시달린 네이마르는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작은 신체 접촉이 있기만 해도 과장된 몸동작을 보였다.

 골이 터지지 않자 다급해진 네이마르는 후반 35분 시뮬레이션 동작으로 페널티킥을 유도했으나 비디오판독(VAR)으로 판정은 번복됐다.

 네이마르는 후반 36분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자 볼을 그라운드에 거칠게 내리꽂으며 격한 반응을 보였고, 상대 선수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마르카는 "네이마르는 그라운드에서 제정신이 아니었고, 바깥세계에 대해 분노로 가득 차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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