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가 이릉전투에서 치명적 패배를 당하고 백제성(영안궁)으로 피신했으나 끝내 운명할 지경에 놓였다. 때마침 제갈량과 마속이 그 곁에 있었는데 마속을 내보내고 제갈량에게 말했다. "짐이 보건대 마속은 말이 행동보다 지나치니 장차 큰일을 맡겨서는 안 될 것이오. 승상은 깊이 살펴보시오."

 그러고 나서 모든 신하들을 불러들인 후 유조를 내리고 탄식했다. "짐은 책을 별로 읽지 않았으나 대략 세상의 이치를 아오. 성현이 말씀하시기를 ‘새가 죽을 때면 그 울음소리가 애달프고 사람이 죽을 때면 하는 말이 착하다’고 했소."

 유비가 죽음을 앞에 두고 ‘사람은 죽을 때 하는 말은 진실이 담겨 있고 믿을 만하니 소홀히 듣지 말라’는 말을 제갈량에게 한 것은 적지 않는 의미를 지닌다. 제갈량이 누구인가? 불세출의 지략가이자 지혜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천재다. 그에게 마속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은 제갈량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대해 경계했던 것이다. 유비의 지적처럼 마속은 중요한 시점에서 결정적 실패를 범한다. 경륜이 필요함을 재삼 음미해볼 일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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