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와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첫 골을 성공시켰지만 1-2로 패배하자 그라운드를 망연하게 쳐다보고 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독일과 운명의 3차전을 벌인다. /연합뉴스
▲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와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첫 골을 성공시켰지만 1-2로 패배하자 그라운드를 망연하게 쳐다보고 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독일과 운명의 3차전을 벌인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1-2 패배로 마쳤다. 대표팀은 초반부터 빠른 역습으로 상대 뒷공간을 노렸지만 페널티킥 실점으로 상승세가 가라앉았다. 패스 성공률도 멕시코(88%)에 크게 못 미치는 79%에 그쳐 효율적인 공격을 보여 주지 못했다. 슈팅은 멕시코(13개)보다 많은 17차례(유효슈팅 6개) 시도했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한 골에 머물렀다.

◇빠른 역습 좋았는데 득점이…

한국은 전반 문선민(인천)과 황희찬(잘츠부르크)으로 이어진 빠른 역습 작전을 펼쳤다. 이 결과 후방 손흥민(토트넘)에게 한 번에 이어진 패스가 세 차례 슈팅으로 연결됐다. 과정은 좋았는데 ‘골 생산’에는 실패했다. 반면 멕시코는 후반 스피드와 정확성이 겸비된 역습 상황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의 결승골이 터져 나왔다. 같은 역습이었지만 결정력이 앞선 멕시코의 승리였다.

◇체력 떨어지자 기동력까지 약화

한국 축구의 강점은 정신력과 체력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강점이 흐릿해졌다.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아무것도 보여 주지 못한 채 졌다.

멕시코전에서 무조건 이겨 승점 3 획득을 노렸던 태극전사들은 스웨덴전의 단점을 답습했다. 후반부터 떨어진 체력으로 인한 기동력 약화, 후반 막판 제대로 뛰지 못할 정도의 몸상태로 몰아치기 실패가 그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때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려 ‘파워 프로그램’을 한 차례 실시했다. 하지만 역효과를 가져오면서 볼리비아 평가전을 무거운 몸 상태로 치러야 했다. 결국 프로그램 효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나타난 선수들의 체력 상황만 따지면 실패라는 결론에 가깝게 됐다.

◇2경기째 페널티킥을 허용하다니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 2경기 연속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모두 득점으로 연결돼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 스웨덴전에선 페널티지역 김민우(상주)의 태클, 멕시코전에선 장현수(FC도쿄)의 핸드볼 반칙이 발단이었다.

김민우는 상대 선수가 돌아서지 못하도록 바짝 붙어줬으면 됐을 뻔했다. 그러나 페널티지역에서 다소 무리한 태클 시도로 볼을 건드리지 못한 채 상대 선수를 걸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장현수는 멕시코전 전반 20분께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막으려다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 핸드볼 파울에 따른 페널티킥 실점은 전반 초반 상대를 압도했던 대표팀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후반 21분 역습 상황, 에르난데스의 슈팅 과정에서는 장현수의 성급한 태클도 아쉬웠다. 슈팅 각도를 좁혀 줘야 하는 상황에서 태클 실패는 오히려 에르난데스에게 더 완벽한 슈팅 기회를 내주는 꼴이 됐다.

◇아쉬움 삼키고 ‘운’에 기댈 시간

한국이 멕시코에 패한 날, 소치에서 열린 다른 F조 경기에서는 독일이 스웨덴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멕시코가 승점 6으로 선두, 독일·스웨덴이 승점 3으로 뒤를 이었고 조별리그 2패를 떠안은 한국은 승점 1도 못 따 최하위다.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독일이 스웨덴을 꺾으면서 꺼져 가던 16강 불씨를 겨우 살렸다. 한국은 27일 카잔에서 열리는 독일전에서 승리해 승점 3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주기를 기대해야 한다. 그래야 골 득실과 다득점을 따져 보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선 승점이 같으면 조별리그 전체 골 득실과 다득점을 먼저 비교한다. 2차전까지 한국은 1득점 3실점(-2), 독일과 스웨덴은 2득점 2실점(0)이다. 이 때문에 멕시코의 승리를 전제로 한국이 독일을 두 골 차 이상으로 물리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럴 경우 골 득실에서 독일과 스웨덴을 제쳐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다. 두 골 차 승리를 만들지 못하면 골 득실과 다득점까지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어 더욱 복잡해진다.

FIFA 랭킹 1위 독일을 무조건 이겨야만 ‘경우의 수’라도 따져 볼 수 있다. 16강 진출을 고대하던 한국은 이제 1승이라도 따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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