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모두 끝나고 지금 각 당선인들은 7월 취임 이후 해야 할 일을 준비하는 인수위원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한국이 파란 물결로 뒤덮일 정도로 한 쪽 정당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아직 우리 사회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이제는 당선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당선인들도 유권자들이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리더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가 매몰되지 않도록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4년 동안 잘 지켰으면 한다.

 민주주의의 표본이라고 하는 미국의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화를 보면 진정한 리더의 책무를 잘 알 수 있다. 오바마가 이민 개혁법 통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던 때였다. 단상 뒤편에 이민자 400여 명이 연설을 듣기 위해 기립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막 연설을 시작하려는데, 동양인 청년 한 명이 뛰쳐나와 날카로운 구호를 내던졌다.

 "이민자 추방 중단! 중단!"

 건장한 경호원이 청년을 끌어내기 위해 다가갔다.

 "정부는 추방을 멈춰라! 멈춰라!"

 청년과 경호원 사이에 다소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괜찮아요, 청년을 여기에 그냥 있게 해줍시다. 나는 저 청년이 자신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존중합니다." 오바마가 말을 이어갔다. "다만 이민 정책처럼 복잡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득과 설명 그리고 서로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때로는 멀리 돌아가는 길이 바른길입니다.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얘기하고자 하는 바가 뭔가요? 말해보세요."

 진정한 리더는 항상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배려 속에 올바른 정책이 나오고, 또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리더들은 과연 어떠한가? 독선과 독단, 비리의 온상, ‘당선만 되면 끝’ 등 아쉬운 형태들이 많다. 전국의 17개 광역단체장, 인천의 10개 기초단체장 등이 이제 새롭게 각 분야에서 지역 행정을 책임지게 된다. 이제는 예전과 같이 ‘내가 최고’라는 개인주의적인 인식은 버리고 ‘당신이 최고’라는 배려와 양보, 섬김의 정신으로 올바른 리더의 책무를 다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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