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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
우직지계(迂直之計)는 손자병법 군쟁편(軍爭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가까운 길이라고 곧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병법의 한 가지 계책으로서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것이 실제는 효율적이라는 뜻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름길’임을 시사한다.

 「논어」에서 공자는 "사람이 장래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人無遠慮 必有近憂)"고 했던 것이다. 먼 미래를 미리 생각하지 않고 그저 눈앞에 보이는 일에만 연연하면 뜻하지 않은 걱정을 만나게 돼 오히려 역효과 측면을 우려한다.

 비즈니스에서 효율적인 계약체결을 위해 돌아가는 길인 1단계가 바로 우직지계이다. 첫 고객접점에서 신뢰 구축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가망 고객에게 자사 제품을 소구(apeal) 한다면 결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업실적에 급급해 첫 번째 단계인 고객신뢰 구축 없이 계약만을 서두르게 되고 자사 제품을 소구하는데 몰입하게 되면 진정 계약체결은 경쟁사에게 놓치는 실수를 범할 개연성이 아주 높다. 왜냐하면 영업사원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홍보사원의 역할을 자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4단계의 비즈니스의 메커니즘(mechanism)을 이해하고 영업 현장에서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최적의 영업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데 다음을 참조하자. 지금부터 내가 20여 년에 걸쳐 영업 현장에서 갈파한 실무적 사례를 통한 마케팅 시사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 ‘제품을 팔기 전에 자기 자신을 세일즈 하라!’는 신뢰의 구축이다. 1단계에서는 제품과 회사를 알리기 전에 무조건 고객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이때 요구되는 것이 첫 인상인데 MOT(moment of truth) 즉 15초에 만전을 기하면 된다. 스페인의 투우사가 소 등의 급소에 칼을 찔러 쓰러뜨리는 것으로 투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데 그때 걸리는 시간이 15초라고 한다. 비즈니스의 경우에도 고객 접점에서 15초가 신뢰구축의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제품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반드시 15초의 첫 인상 관리로 신뢰를 구축하는 나름의 방법으로 마케팅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TV 광고시간이 15초로 구성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UCLA 대학교의 앨버트 메라비안(Albert Mehrabian)교수는 신뢰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3가지, 즉 시각적, 청각적 , 언어적 요소로 구성된다고 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각적 요소는 55%를 차지하며, 외모, 태도, 표정, 눈빛으로서 평소에 자기 관리를 시사한다. 38%를 차지하는 두 번째인 청각적 요소로서 남성의 경우 도, 레 수준의 첼로 사운드인 저음으로, 여성인 경우에는 미, 파 수준의 비올라 사운드인 중, 저음으로 구사할 것을 주문한다. 마지막으로 언어적 요소인 말의 내용은 7%에 불과하다고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아들인 스티븐 M. R. 코비는 신뢰가 높은 경우에 업무 속도가 빠르고 비용은 최소화한다는 것을 그의 저서 「신뢰의 속도(The Speed of Trust)」에서 주장한다. 즉 비즈니스 1단계에서 자사 제품을 열심히 알리지 않아도 신뢰 구축만 된다면 효율적인 영업 실행이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비즈니스 1단계에서 바로 계약을 시도하지 않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일면 업무 진행이 더딘 것 같이 보이지만 일단 신뢰가 구축되면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계약이 성사되고 진정한 파트너십이 형성돼 최적의 영업 성과를 창출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직지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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