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서울을 이웃으로 둔 덕분에) 신용카드 역외 소비 비중이 과반을 넘는다. 특히 지역 내 소상공인은 대형유통점 확대와 골목상권 잠식으로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대출금리 및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등 고사상태 직전이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될 수도 있는 모바일 지역화폐 ‘인처너카드’가 국내 최초로 인천에서 출시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첫 출발을 환영하며 성공을 위해 몇 가지만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카드사업은 단기간 내 이용자 확대가 중요하다. 특히 ‘가맹점의 가입률을 늘리는 작업’과 ‘카드 소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특단의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공무원 및 산하기관의 수당과 상여금 지급, 시민들에 대한 복지 지출은 당장이라도 인처너카드를 통해 이뤄지도록 바꿨으면 한다.

 둘째, 서비스의 이점을 늘려야 한다. 시민들은 이미 다양한 서비스가 연계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기존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차별화된 장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가맹점에겐 가장 낮은 가맹점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이용자에겐 인천시가 인증하는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 배달 앱을 제공하는 것이 그 예다.

 셋째, 경제와 복지가 양립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지역화폐의 궁극적인 역할은 지역 내 재화와 용역의 유통구조를 확보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생산된 부를 지역사회의 복지기금으로 활용함으로써 경제·복지 간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다. 즉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노후복지와 육아문제 등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수단이 돼야 한다.

 박남춘 시장 당선인도 비슷한 개념의 ‘인천페이’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한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고 싶겠지만, 하나로 통합하면 보다 많은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처너카드는 신청부터 사용까지 절차도 간편하다. 구글플레이 또는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 받아 신청하고, 이후 실물카드가 도착하면 직접 사용하든가 (앱에 등록한 후)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면 된다. 결제는 이용자 계좌를 카드에 연결하거나 일정액을 충전해 쓰는 방식 중 선택하면 된다. 모쪼록 부질없는 명명(命名) 작업에 집착하지 않는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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