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역사관이 올해 첫 번째 특별전시로 ‘판유리공장 이계장’전을 진행한다.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위치했던 인천 판유리공장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를 재건하기 위해 운크라(UN 한국재건단)의 지원을 받아 정부가 추진한 3대 기간산업 중 하나였다. 당시 정부는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경제를 복원시키는 데 필요한 기간산업으로 시멘트와 비료, 판유리를 선정하고 문경과 충주, 인천에 각각 공장을 세운다.

판유리는 통상 주택의 창호에 설치되는 건설자재로, 인천 판유리공장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공장이었다.

1967년 9월 30일 판유리 생산에 들어간 한국유리공업주식회사 인천 판유리공장은 점차 규모를 키워 가면서 판유리와 형광등에 쓰이는 관유리, 자동차 유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유리공장으로 거듭난다. 1980년대 들어 경쟁 업체의 등장과 저렴한 외국산 유리 수입으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판유리공장은 문을 연 지 40년이 되던 1997년 12월 운영을 종료한다.

인천 판유리공장에는 한때 2만여 명의 노동자가 근무했다. 아울러 만석동과 화수동 일대에 위치한 인천제철, 인천차량제작소, 대한중공업, 삼화제분, 동일방직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은 인천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산업역군이었으며 가정에서는 가족의 부양을 책임졌던 가장이었다.

특히 판유리공장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었고, 그 자부심은 공장이 문을 닫은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시는 인천 판유리공장의 역사와 함께 공장에서 근무했던 노동자들의 각종 기록들로, 그들이 가진 자부심과 회사생활을 보여 주고자 기획됐다. 70여 점의 자료가 출품되며, 1957년 한국유리공업주식회사 최태섭 사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보고했다는 판유리 시제품 등의 재현품도 전시된다.

또 1965년 공장에 입사해 1988년 퇴직할 때까지 24년을 근무했던 이병무 선생의 일기를 전시해 당시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27일부터 10월 28일까지 4개월 동안 인천도시역사관 2층 작은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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