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시루’가 따로 없다. 출퇴근시간 인천국제공항이나 공항물류단지를 오가는 대중교통의 모습이다. 공항 상주직원과 근로자는 6만 명이 넘는다. 인천 시내버스의 교통분담률(18.9%)을 볼 때 하루 1만여 명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고 물류단지 입주기업이 계속 늘면서 근로자들의 대중교통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하지만 노선버스와 순환버스의 증·배차는 하세월이다.

본보는 ‘지옥 버스’와의 전쟁이 일상이 된 인천공항 대중교통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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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T1로 인천시내버스가 진입하고 있다.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 인천공항 자유무역지구 내 입주기업에 근무하는 A(42)씨는 인천시내에서 만원 버스에 시달리며 출퇴근한다. 이용객은 계속 늘고 있는데, 많지도 않은 노선버스의 배차 간격이 벌어져서다.

그는 "공항물류단지 종사자 대부분이 시내버스와 공항순환버스, 공항철도 등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며 "시내버스 타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 제2여객터미널(T2)에서 일하는 B(35)씨는 영종신도시에서 출퇴근한다. 그는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T2로 출근하기 위해 새벽 4시 30분께 일어난다. 교대시간이 오전 6시지만 공항순환버스 등을 이용하면 최소 40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B씨는 "탈 자리가 없는 만원 순환버스 2대를 그냥 보냈다가 지각하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고 했다.

버스 등 대중교통 부족으로 고통받는 인천공항 종사자와 근로자들의 하소연이다. 이곳에는 항공사와 조업사, 상업시설 운영업체, 물류업체 등 900여 개 업체에 6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1월 인천국제공항 T2 개장으로 2천여 명이 추가로 늘었다. 물류단지 입주기업도 계속 늘어 근로자 증가세는 꾸준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교통은 이미 포화상태로 늘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한다.

공항을 오가는 인천 노선버스는 총 15개 노선에 145대다. 인천공항공사도 6개 노선에 55대의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배차 간격은 인천 시내버스가 최소 10분에서 최대 1시간이며, 공항순환버스는 5∼8분이다. 이 정도로는 출퇴근시간대 이용객 소화는 버겁다. 민원 또한 당연한 구조다. 시에 접수돼 답변한 교통민원은 2월 68건, 3월 43건, 4월 38건, 5월 23건 등이다.

시 관계자는 "공항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위해 지속적인 노선 변경과 연장,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준공영제 등 지원예산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 측도 "이미 공항 및 물류단지 등에 순환버스 배차시간 단축 운행을 연장하고 있다"며 "향후 순환버스 증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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