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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은 ‘진보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보수색이 짙어 각종 선거 때마다 보수정당의 후보가 당선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는 조기 대선을 통해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구도·인물·바람’이라는 선거 3대 요소를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야당은 그야말로 추풍낙엽 신세가 됐다.

이러한 압도적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큰 변수는 없을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 우석제 후보가 과반의 표를 얻어 민선7기 시장에 당선됐다.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중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지만 애지중지 키운 새끼 돼지 3마리가 불어 돼지 5천 마리를 기르는 부농이 됐고, 21년이 지나 중단한 학업을 다시 시작해 만학도의 꿈을 이룬 우석제 당선인을 만났다.

우 당선인은 이번 선거 승리를 ‘변화와 번영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23년간 무능한 보수정당이 지방권력을 독점하면서 빛을 잃고 퇴색한 도시로 전락한 지역을 정치·경제적 측면 등에서 되살리라는 기대에 부응해 달라는 민심이 정치지형도를 처음으로 바꿨다고 해석했다.

그래서 발전하는 도시, 성공하는 도시, 희망이 있는 도시 건설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과 정성이 헛되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지 않게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당선인은 "선거기간 발표한 5대 핵심 공약과 108대 세부 공약을 모두 이행해 안성을 강한 도시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 여건과 예산, 규정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것은 시민들과의 합의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핵심 공약에는 지역 8개 고속화도로 나들목을 연결하는 도로망 구축사업이 포함돼 있다.

산업도로는 유통과 산업 기반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개설된다. 관광도로는 농촌·수변·숲 체험 자원과 연결해 특성화된다. 이 공약이 완성되면 지역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 당선인은 "시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창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삼호수 주변을 명품 관광지로 개발해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하고, 유천·송탄취수장을 폐쇄해 개발가용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수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뜻도 제시했다. 과학도서관, 과학박물관, 리틀실리콘밸리를 조성하고 베일러국제학교를 확장 이전하는 등 미래 과학시대에 부응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과학인재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우 당선인은 "시민들의 요구는 구체적이고 분명했다. 시민들은 하나같이 낙후된 정주환경과 침체일로에 놓인 지역경제를 걱정하셨다. 그러면서도 구시대적 오만과 편견을 심판하시며 소통과 화합을 요구하셨다"며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얻어진 ‘끈기의 힘’, 주경야독하며 길러진 ‘부지런함’을 무기로 안성을 변화하는 첫 번째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무엇보다 선거기간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서 불거졌던 반목과 갈등을 지역 화합과 미래를 위해 화해와 포용으로 승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성=한기진 기자 sat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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