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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성 인천시골프협회 회장
지난 6월 12일 1985년 설립된 인천시골프협회가 34년 만에 인천학생골프대회를 충청남도 태안에서 치러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골프가 대중들이 즐기는 인기 스포츠가 되면서 학생대회를 개최할 경기장을 구하지 못해서였다.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5년에는 아시아 최초 프레지던츠컵 대회 개최, 그리고 올해는 UL인터내셔널 크라운대회를 유치할 정도의 골프 명품도시로 자부하고 있는데 반해 어린 선수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에는 인색하기만하다.

미국, 일본의 골프장들은 고객감소로 폐업이나 적자 경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골프의 인기와 대중화 영향으로 찾는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서 골프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IMF로 나라 전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1998년 US오픈 골프대회에서 박세리 선수가 맨발투혼으로 우승을 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고 이후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의 각종 세계대회 우승 소식과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된 2016년 하계올림픽 골프 경기에서 박인비 선수의 금메달 수상으로 골프가 인기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외국 골프장의 적자경영과는 달리 별도의 홍보비 투자나 노력 없이도 흑자경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각종 세계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의 인기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이러한 선수들이 있기까지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후원하고 각종 대회를 개최해 온 대한골프협회를 비롯한 각 시도 골프협회들의 봉사와 헌신이 바탕이 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학생선수들은 국가대표와 지역 대표선수 선발을 위한 각종 대회를 통해 꿈을 키워 왔으며 그들이 지금은 세계적인 프로 선수로 성장해 골프를 인기 있는 스포츠로 만들어 놓았음에도 지금의 인천에서는 1년에 5회 실시하는 학생대회를 개최할 경기장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거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터전을 잡고 이익을 내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 최소 지역의 어린 꿈나무들이 그들의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1년에 한 번 정도는 경기장을 제공해주는 배려의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해 본다. 학생 경기라고 해서 그린피 할인을 바라거나 어떤 특혜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일반인 경기와 다르게 국제적인 룰을 적용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는 있지만 그 정도는 골프를 사랑하는 어른들이 학생들의 꿈을 응원해주는 차원에서 충분히 배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몇몇 골프장의 협조로 지난 3월 전국소년체전 대표선발을 위한 인천시골프협회장기 학생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고 앞으로 있을 인천시장기 대회 등을 치를 수 있도록 협조가 됐지만, 22년째 국가대표 선발과 전국체전 인천대표선수 선발을 위해 우리 시 관내에서 개최해 온 인천시교육감기 대회를 충남까지 가서 해야 함으로써 선수와 부모님들은 물론 봉사하는 경기위원들과 대회본부 요원들까지 타 지역에서 숙식을 하면서 인천에서 소비해야 할 경비를 타 도시에서 소비하는 불편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학생대회를 기피하는 인천지역의 골프장들에게 부탁하건대 기업의 이윤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 또한 기업의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1년에 한 번 정도만이라도 지역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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