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시내버스의 출발시간·배차시간 조정이나 증차는 곤란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상주근로자 출퇴근을 위한 순환버스 운행 또는 출근시간 조정 등을 검토해 달라." - 인천시가 최근 인천공항공사에 보낸 버스대책 요청 내용.

# "공항지구(인천공항 및 자유무역지구 등) 내 순환버스를 추가 증원하겠다. 하지만 인천시내에서의 공항 출퇴근 버스 지원 등 대책 요구는 터무니 없다. 우리 업무가 아니다." - 인천공항공사의 설명.

인천공항행 노선버스 증·배차에 대한 시와 공항공사의 상반된 입장이다. 시는 그동안 인천공항행 노선버스 증·배차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용객이 줄어드는 노선 버스를 늘려 눈덩이 재정 적자를 계속 보전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인천 전체 노선버스 교통분담율은 2015년 21.6%에서 2016년 18.9%로 떨어져 버스 이용객이 줄고 있다. 시는 2천300대의 시내버스 중 1천861대를 준공영제로 운행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도 2015년 571억 원, 2016년 595억 원, 2017년 904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구조다.

올해도 지원예산이 천억 원대를 넘어 1천100억 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런데 수백대의 공항 노선버스 증차는 엄두가 나지 않다는 것이다.

시는 조만간 시내버스 조정위원회를 열어 2개의 버스노선 변경과 16대의 버스를 증차해 인천공항행 노선버스를 늘리겠다며 공항공사의 지원 또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시의 이 같은 계획으로는 급증하고 있는 공항종사자나 물류단지 근로자의 노선버스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하지만 이용객이 줄고 있는 전체 노선버스의 흐름을 인천공항행 노선버스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출퇴근 시간 인천공항행 노선버스 이용객은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항철도가 있으나 인천 시내를 연결하는 도시철도가 없어 공항을 오가는 시민들은 노선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항철도 역시 검암·계양역 단 2개의 역 뿐인 데다 환승 할인도 안된다. 이러다 보니 버스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중이 높다.

앞으로 공항 4단계 건설사업 및 공사의 사회적가치 종합계획(5만 개 일자리 창출) 등과 맞물려 공항종사자와 근로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공항행 노선버스 이용객 역시 늘기 마련이다.

공사 관계자는 "여객운수업 등은 공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은 법적으로 힘들지만 여러 방면으로 인천시와 협력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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