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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은 故 윤영하소령 추모사업회 이사장
윤영하 소령이 산화한 2002년의 연평해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북한은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나는 아직도 냉전 수구골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난받을 수 있겠지만 감내 또한 내 몫이다. 판문점, 싱가포르 회담 이후 우리에게 달라진 것은 없다. 우리는 북핵 폐기를 원했으나 그들은 한반도 핵폐기를 얘기했고 그것도 선언에 그쳤다. 구체적 이행 계획은 아직 거론도 못한 실정이다. 과거 정부가 범한 우를 다시 범하지 말기를 원한다. 참전용사들과 자랑스러운 산업화 세력이 모욕과 멸시를 당하고 군 기피자, 양심에 의한 군입대 거부자의 인권이 더 중시된다면 그 누가 이 나라를 위해 싸우고 지키겠는가.

 이런 중대한 시기에 故 윤 소령 앞에서 몇 가지 다짐해 본다.

 첫째, 우리는 비단 나라와 선열뿐만 아니라 이웃과 사회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국군의 초석을 닦고 한국전쟁 3대 전투의 하나인 다부동 전투의 영웅 백선엽 장군은 회고록에서 이 나라 땅 한 평, 풀 한 포기 거저 얻은 게 없다고 회고했다. 그렇다. 멀리는 9·15 인천상륙작전에서 희생하신 유엔군과 국군, 가까이는 윤영하 소령과 함께 산화한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한상국 중사, 박동혁 병장 등 여섯 용사의 희생이 있었기에 북방한계선(NLL)과 인천이 있다. 국제공항과 항구가 발전하고 그 발전에 힘입어 인천은 동북아 물류중심 국제도시로 성장 가능한 것 아닌가.

 둘째, 우리 사회는 지난 약 30년간 지역과 계층 간의 분열과 갈등으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처음에는 동서로 나뉘어 정권 싸움으로 시작되더니,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지방, 없는 자와 있는 자, 즉 경제적 이익으로 대치하며 이제는 노골적인 정치 이념의 대치로 국가가 두 동강이로 나뉘었다.

 이미 동구 사회주의 붕괴와 함께 사라진 낡은 냉전체제의 유물,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신봉하는 좌파와의 갈등으로 우리나라는 한 치 앞도 나갈 수가 없다. 선열과 조상에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건강한 계층 간의 이해를 사전 조정하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라고 나는 믿는다. 단순한 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가 왜 중요한지의 가치가 여기에 있다.

 셋째로 연평해전의 우리 영웅들이 지킨 NLL이 마치 남북평화에 걸림돌이 돼 좌파정부는 연평도를 중심으로 소위 평화어로지대로 바꿔 남북 긴장을 완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영토에 북한이 침략해 두 번의 연평해전이 일어났고, 급기야 북한은 2010년 연평도 민간인에게도 무차별 포격을 가해 다수의 인명피해와 산림이 불타고 재산 피해를 입었다. 북한이 정전협정을 잘 준수하면 될 일인데 왜 우리가 공동의 책임이 있는 양 정부는 협상하고 있는가. NLL이 뚫리면 인천 공항과 항만은 안전하지 못하다. 세계로 향하는 우리의 관문이 막히면 우리나라는 물론 인천은 그 생명의 기능이 죽고 만다. 그래서 나는 NLL은 우리의 생명선이라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나라든 내부의 붕괴가 곧 망국의 길로 가게 된다는 사실이다. 최근 읽은 황현의 「매천야록」을 보면, 구한말 나라를 빼앗긴 근저에는 부정부패, 탐관오리, 무능한 통치자, 무지몽매한 백성 이 모든 게 다 합쳐져 결국에는 나라를 빼앗겼다고 증언하고 있다. 외국으로부터 멸시당하지 않기 위해서, 나의 안보를 남에게 의존할 수 없다. 인구 850만의 이스라엘은 막강한 경제력으로 주변강국과 대치하면서 당당히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 특히 제조업을 발전시켜야 일자리가 늘고 부가가치도 높다. 부국강병 이것만이 우리의 살길이고, 이것만이 우리가 이웃국가와 나란히 번영과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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