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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장

내가 사는 인천 연수구 옛 송도에 자리잡고 있는 청량산은 늘 찾아가도 마음 편하고 포근하다. 그래서인지 오가는 많은 등산객과 둘레길을 찾는 사람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이 붐빈다. 특히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끼리끼리 찾아오는 친구들 그리고 나이든 점잖은 부부, 또한 어린 자녀와 함께 찾아오는 가족들 등등 참으로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이다.

 청량산에 들어서면 언제 컸는지 잘 자란 수목이 햇빛을 가려주고 가을이면 멀리서 보면 붉은 색, 노란 색 등 색색이 섞여 배색을 이루고 바람과 함께 춤추며 반겨 준다. 뿐만 아니라 초봄부터는 여기저기에 피어난 각종 색깔의 꽃이 지천으로 피어서 4월과 5월을 물들이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청량산은 요즘 이웃 봉제산을 청봉교로 이으면서 가을 아닌 가을 갈대숲을 느끼게 하는 정원과 멀리 보이는 인천대교와 인천항 그리고 저녁노을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쉼터가 되고 있다.

 과거 1960~70년대 헐벗고 메마른 청량산에 봄이면 단체로 찾아와 송충이를 잡아야 했던 아련한 슬픈 추억이 있었던 볼품 없던 야산이 이제는 많은 시민이 찾아오는 힐링 쉼터가 돼 여간 좋지 않다.

 어쩌다 시간을 내어 오후에 찾는 청량산은 구석구석이 마치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정원처럼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동네 근처의 정원처럼 편하게 대해주고 있다.

 물론 그동안 기초단체장인 고남석·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청량산을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신경을 써서 이것저것 지역민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과 조경 등에 행정력이 동원되고 예산이 수반되기는 했지만, 오늘의 사랑받는 청량산이 만들어진 것은 신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찾아오는 지역주민들 모두가 청량산을 가꾼 정원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청량산은 인천시민에게 잘 가꾸어진 보물 같은 정원이다.

 봄에는 화사한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그늘을 드리워 주고, 가을에는 예쁜 단풍을 만들고, 겨울에는 백설의 호연지기를 느끼게 하는 산. 그 산이 저 스스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산을 사랑하고 찾아오는 많은 등산객 그리고 둘레길을 오늘도 걷고 있는 많은 정원사인 시민이 있고, 그들에게 산을 아끼고 가꾸도록 하는 지역민들의 ‘청량산 사랑’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 그대로 청량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함부로 내버려두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를 줍고, 시도 때도 없이 샛길을 정리하고 산을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바로잡아 주는가 하면, 관리하는 자치단체와 함께 변하는 날씨를 미리 예측해 보살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더해 한 없이 많은 위로를 주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연수구청의 바뀐 주민 섬김 정책이 만든 작품이다.

 요즈음에 연수구청 앞마당은 또 다른 연기하는 정원공원으로 많은 구민이 자녀와 함께 추억을 만들고 있다. 이 또한 힘든 삶에서 한 번 눈길을 주면서 자신을 추스르게 하는 멈춤 장소로 관공서가 아니라 쉬어가는 곳이 되고 있다.

 누구가 됐든, 직접 삽을 들고 흙을 갈아엎고 때맞추어 심으면서 만들었다기보다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크고 작은 정원에서 함께 어울리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정신을 가질 때 주위 여러 사람을 위한 따뜻하고 포근한 정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가 보자! 그리고 함께 만드는 공동체 정원인 청량산, 또 요즘의 연수구청 앞마당을, 그리고 자녀에게 추억과 함께 가슴 어디에든 정원을 만들 수 있다는 고운 마음을 심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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