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회가 제8대 의회 첫날부터 여야 간 원 구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던 의원들이 시작부터 자리 싸움에 시간을 허비하며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2일 오전 9시 시의회는 전반기 의장·부의장과 자치행정위원장, 도시건설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3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제280회 의정부시의회(임시회)’를 열었다.

그러나 임시 의장을 맡은 한국당 구구회 의원은 의장 등 선거를 위한 양당 협의를 하지 못했다며 시작과 동시에 정회를 선포했다.

시의회 한국당 구구회·조금석 의원과 민주당 정선희·김정겸 의원은 지난 28일부터 이날 아침까지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8차례에 걸쳐 사전 협의를 진행했지만 별 소득 없이 끝났다.

현재 시의회 의원은 총 13명으로 이 중 8명이 더불어민주당, 나머지 5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인 ‘여대야소’의 구도다.

5석인 한국당은 일반적인 다수당과 소수당 원 구성 비율인 3대2 비율을 주장하며 그나마 두 자리도 민주당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부의장 한 자리를 제외하고 4대1의 비율로 의장은 물론 상임위 세 자리도 독식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과거 시의회처럼 당리당략으로 인한 파행이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시의회는 작년 7대 후반기 의회에서도 두 달간 장기 파행하며 경기도 내에서 꼴찌로 원 구성을 마친 바 있다.

2012년 6대 후반기에도 의장직을 두고 3개월 넘게 파행해 파행전문의회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당 측 관계자는 "상임위까지 3대2를 말했지만 예산결산위원회도 민주당이 가져가면 4대2의 형국"이라며 "다수당의 독주가 아닌 균형 있는 의장단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한국당은 의석수를 빌미로 1인 1표의 다수결의 원칙을 무력화하고 임시회를 자리싸움으로 변질 시켰다"며 "민의가 담긴 다수당으로서 시의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의장 및 상임위장의 민주당 배정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민 심모(61)씨는 "일 하라고 뽑아준 것이지 감투 싸움하라고 뽑아 준 게 아니다"라며 "얼마 전 선거운동 기간에는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던 이들이 시작부터 밥그릇 챙기기에 나선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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