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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운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월드컵 축구는 4년마다 열리고, 국회의원선거도 4년마다 열리고, 아하~ 지방선거도 4년마다 열리니 공통점이 있네요.

 6월 27일 월드컵 경기(대한민국과 독일)가 중계되면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밤잠을 설쳤을 겁니다. 길거리 응원이 시작된 것은 2002년 월드컵 경기부터라고 기억합니다. 정말 뜨겁게 응원하고, 정말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독일은 FIFA 랭킹 1위, 대한민국은 57위.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라고 보는 분들도 많았고, 도박사들은 거의 독일이 7:0으로 이긴다고 하였답니다. 강자와의 싸움에서는 강자보다 많이 움직이고, 강자보다 많이 준비해야 하고, 강자보다 정신력이 앞서야 합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에서는 ‘운’ 보다는 ‘실력’이 아닐까요? 4년마다 선거도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합니다. 월드컵과 선거는 4년마다 열리는 공통점이 있지만, 국민이 응원하는 월드컵과, 아전인수(我田引水)의 선거와 다른 점입니다. 월드컵은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스타가 탄생하지만, 선거는 양분되고 험담하며 아전인수로 해석을 합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사람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 아닐까요? 가끔은 ‘운’도 작용해야 힘든 삶도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하지만 선거는 운도 아니고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이 선발돼야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2018 월드컵을 보면서 부상 선수도 많고, 약체 선수와 약체 감독(국내 감독 출신이라고), 약체 홍보(북한과의 회담, 지방선거, 북미회담 등으로 월드컵에 관심이 약해서), 약체 결과( 필승 계획을 세웠던 스웨덴한테 지고, 비기는 전략인 멕시코한테 당하고, 이제는 국민이 무서워서 무지막지하게 뛰어야 한다는 정신력만 가지고 임하게 되고…)에 국민들이 응원을 안 하고 등을 돌릴 거라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입니다. 2018 월드컵도 끝까지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지며, 마지막 1등을 이겼다고 위대한 승리에만 만족하다면, 2022년 월드컵 때도 경우의 수를 따지는 피 말리는 축구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혹시라도 자만하거나 ‘독일에게 이겼으니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다 이길 수 있어’라는 잘못된 생각을 빨리 버리고 4년, 아니 그 이상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편안하게 응원하며, ‘대~한~ 민~국’을 외치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4년마다 국민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이 월드컵이라면, 4년마다 누구를 뽑을까 고민하는 것도 국민들에게 주는 즐거움이 돼야 합니다. 선거가 축제가 될 때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갈 수 있습니다. 선거철마다 부정과 치정, 남의 험담으로 얼룩진다면 선거는 영원히 월드컵 같은 축제가 될 수 없습니다. 선거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펼쳐야 합니다. 축구 강국이 16강에서 탈락하는 것은 그들이 자만한 것도 있지만, 다른 국가들이 정말 철저히 준비한 결과는 아닐까요? 정당을 갈아타고 분당하고 합당하면서 단지 4강 진입에 목표를 세운다면, 4강 오른들 대한민국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국민이 잘사는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면 월드컵보다 더 철저히 4년이 아니라 40년을 보는 그런 큰 정치를 만들 때,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겁니다.

 2018년 지금 우리는 통일은 이야기하고 준비하면서, 4년 뒤 월드컵 축구에서 행복해지고자 한다면 냉정한 판단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유소년 축구부터, 길게 보고 축구 장학생을 키워야 하고 눈앞의 목표보다 학교 운동장에 잔디를 까는 장기 계획이 준비돼야 합니다. 4년 뒤 선거가 축제가 되려면, 지금이라도 청년 정책가를 준비하고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을 준비해야 하고 얼치기 지역사랑이 아니고 진정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을 준비해야 합니다. 4년 뒤 월드컵과 선거를 즐기고자 한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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