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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아람 인하대병원 소아내분비 유전대사 파트 교수
저신장은 소아내분비 의사를 찾는 소아환자의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최근 개정된 2017년 소아청소년 표준 성장도표상 키가 나이, 성별 대비 3퍼센타일(percentile) 미만을 저신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저신장은 무리에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낮은 자존감 등의 심리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요소 중 하나이다. 물론 저신장을 받아들이는 본인의 자세 및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 방식이나 사회의 편견 없는 시선과 대우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이지만 실제 저신장 환자들의 스트레스 및 이로 인한 삶의 질 지수는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에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저신장을 조기에 발견하고 염려해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오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치료기간은 성장판이 충분히 열려 있을 때 시작해 대개 2년 이상 충분히 해야 효과가 있으며, 치료 효과의 판정은 3~6개월마다 혈액검사 및 신체계측으로 이뤄지게 된다. 성장속도가 연간 2㎝ 미만으로 감소하거나 골연령이 거의 닫혔을 때는 치료를 중단하며, 그 전이라도 -2SD(표준편차) 이상으로 키 성장이 이뤄지거나 개인별 목표치에 도달 시 중단할 수 있다.

 이런 환자의 일부는 가족성 저신장(FSS:familial short stature)일 수 있고, 체질성 성장지연(CDGM:consitutional delay in growth and maturation)일 수 있다. 가족성 저신장은 예측되는 최종 성인 키가 유전적 예상키(MPH:midparental height)와 거의 일치하는 경우로, 최종 키는 -2SD 미만으로 작다. 체질성 성장지연은 부모 중 뒤늦게 사춘기가 오고 후반부까지 성장이 있었던 가족력이 있으며, 최종 예상키는 정상 성인 키에 도달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뼈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이 어리고 출생 이후 성장속도가 처지며, 연간 4㎝ 이하로 성장속도의 감소가 이어지며 혈중 인슐린 양 성장호르몬 인자(IGF-1) 수치가 낮아져 있을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확진은 입원해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를 시행 후 2가지 이상의 유발검사에서 최대 성장호르몬 자극 수치가 10ng/mL 미만일 때 최종 진단돼 치료가 가능하다.

 특발성 저신장(ISS:Idiopathic short stature)은 배제적 진단으로 위의 가족성 저신장, 체질성 성장지연, 성장호르몬 결핍증 및 다른 염색체 이상이나 대사 및 내분비계 이상이 모두 배제된 후 진단될 수 있다. 이러한 특발성 저신장도 혈중 IGF-1 농도가 다소 낮은 것으로 보고되며,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기간 동안 성장호르몬 치료 시 최종 예상되는 성인 키에서 4∼5㎝ 정도의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심한 저신장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관련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이 고려되고 진단적 배제가 먼저 이뤄져야 하지만, 상당수의 이런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은 채 특발성 저신장이라는 이름 하에 있게 된다. 특히 이러한 환자 중 일부는 골이형성증(Skeletal dysplasia)처럼 외형적 이상이 동반되거나 터너증후군처럼 염색체 이상이 동반될 수도 있고, 출생 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나(SGA:small for gestational age) 따라잡기 성장을 하지 못해 키가 작은 경우가 있기에 반드시 특발성 저신장과 감별해야 한다.

 그 밖에 저신장을 야기할 수 있는 실리악병, 염증성 장질환, 유년성 만성 관절염, 갑상선기능저하증, 쿠싱증후군 등도 감별돼야 하는 주요 질환들이다. 특히 누난증후군이나 터너증후군, 프래더윌리증후군은 산정특례 적용 및 성장호르몬 치료가 보험이 되는 질환으로 이러한 환자에 대한 관련 전문의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저신장 환아는 내원 시 기본 혈액검사, 골연령 X-ray(Bone age)를 찍게 되며, 전문의 소견 하에 필요하다면 염색체 검사, 추가적 방사선학적 골격조사(skeletal survey), 유전자 검사 및 진단적 엑솜 시퀀싱(DES:Diagnostic exome sequencing)까지 단계별로 고려할 수 있다.

 저신장은 하나의 현상이 아닌 숨겨진 희귀 질환의 여러 복합적 증상 중 한 가지일 수 있으며, 눈에 띄게 작은 아이라면 반드시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인하대병원 소아내분비 유전대사 파트 양아람 교수(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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