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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외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2018년 07월 05일 목요일 제13면

역사의 역사
유시민 / 돌베개 / 1만 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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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에 남은 역사서와 역사가, 그 역사가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이 서술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추적한 유시민의 역사 르포르타주다.

 경제학도이자 정치가, 지식소매상에서 최근에는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작가 유시민이 오랜 독서와 글쓰기의 원점인 역사 속으로 돌아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파동과 이어진 촛불혁명을 마주하면서 역사의 현장이 어떻게 기록되고 전해지는지 다시 관심을 기울인 저자는 2016년 겨울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최초 질문의 자리로 돌아가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역사란 무엇인가’는 저자가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이자 평생에 걸쳐 찾는 지적 과제다. 여기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 무엇보다 역사의 발생사, 즉 역사의 역사를 깊게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역사의 고전으로 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았거나 최근 관심을 끈 대표적인 역사서들을 찾아 틈틈이 읽고 정리했다. 역사의 서술 대상이나 서술 방식은 각기 달랐지만 위대한 역사서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지금 우리에게 말 걸기를 시도했고, 저자는 그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역사에 가장 정직하게 접근하는 방식이라 여겼다.

 책에는 저자가 탐사한 동서양의 역사가 16인과 그들이 쓴 역사서 18권이 담겨 있다. 사마천의 「사기」부터 이슬람 문명의 발생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귀한 길잡이가 돼 준 「역사서설」 등의 역사서를 9장으로 나눠 구성했다. 한 명의 역사가와 한 권의 책을, 때로는 복수의 역사가와 여러 권을 함께 살펴본다. 르포라는 특성상 역사서들의 원문을 적지 않게 소개하고 인용할 수밖에 없는데, 지면의 한계와 번역의 아쉬움을 덜기 위해 저자가 직접 발췌 요약과 번역까지 맡았다.

 유시민은 이 책에서 한마디로 역사를 정의한다거나 자신의 의견을 높이는 대신 역사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 아래 스민 메시지와 감정에 공감하는 데 집중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해석하고,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위대한 역사가들이 우리에게 전하려 했던 생각과 감정을 듣고 느껴봄으로써 역사가 무엇인지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저마다 역사를 읽고 살아가는 태도를 돌아볼 기회를 마련해 주는 책이다.

선 긋기의 기술
와키 쿄코 / 알에이치코리아 /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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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사와 관계없이 초대된 ‘단톡방’에서 끊임없이 날아오는 메시지 알림, 나에게 함부로 하는 연인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연애, 잔혹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휴일 없이 이어지는 야근 행진. 이 모두 제대로 선을 긋지 못해 발생하는 일들이다.

 흔히들 ‘정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물건 정리’를 떠올리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관계 정리’다. 관계 정리의 첫걸음은 상대와 나 사이에 정확한 경계선을 긋는 것.

 이 책은 우리가 선을 잘 긋지 못하는 이유를 ‘나 중심 선택’이 아닌 ‘남 중심 선택’을 하기 때문으로 보고, 이런 상태를 전환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아울러 ‘가족·연인관계’처럼 아주 밀착된 사이, ‘친구관계’처럼 마음을 나누는 사이, ‘직장 내 인간관계’처럼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하는 사이에 각각 알맞은 거리와 선 긋는 방법, 상대가 그 선을 넘지 못하게 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이 별에서의 이별
양수진 / 싱긋 /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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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서의 이별」은 죽음 이후 3일간의 예식을 돕는 사람, 장례지도사인 저자가 임종과 사별의 현장에서 눈물과 후회, 사랑을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장례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학원에 갔다가 장례지도사의 길로 접어든 지 8년차인 저자는 이 책에서 보통은 접할 수 없는 장례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1부에서는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의 변심으로 목숨을 끊은 여성의 이야기, 아랫집 부부싸움으로 인한 방화로 갓 이사 왔다가 남편과 딸을 잃은 여성의 이야기 등을 다룬다. 2부에서는 고인이 미리 준비해 둔 수의 상자에서 발견된 장례비와 메모지 이야기, 세 살짜리 아이의 수의 이야기, 남편과 어린 자식을 두고 떠난 아픈 엄마 이야기 등이 독자들의 마음을 적신다.

 3부에서는 저자가 대학 졸업 이후 우여곡절 끝에 장례지도사가 돼 현장 업무를 익히면서 겪은 좌충우돌 경험담을, 4부에서는 장례식장에서 가족끼리 종교가 달라 벌어지는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한 고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에 대해 상실의 아픔과 감동적인 순간들에 조금이나마 온기 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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