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기초의회가 민선 7기 시작부터 감투싸움에 시끄럽다.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려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횡포는 물론, 의장이나 부의장 등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다툼을 벌이며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그동안 지방의회의 고질병으로 지적받는 감투싸움이 여야는 물론, 같은 당 의원끼리도 벌어져 그야말로 아군도 적군도 없는 이전투구 양상이다.

지방의원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중대한 역할 수행을 위해 민의 수렴과 의회 운영에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 하나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이 당리당략에 집착해 파행을 자초한다면 이는 주민의 대변자라 말할 수 없다. 원 구성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방선거가 정당공천인 탓에 다수당의 자리 독식과 소수당의 쟁취를 투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의회 내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데 있다.

실례로 서구의회는 최근 의장단 구성을 놓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의회 원 구성을 시당의 지침에 따라 결정하기로 하면서 내홍을 치르고 있다. 독립기관인 기초의회가 시당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냐는 비난을 자초했고, 민주당 의원 스스로가 의회 독립성을 훼손시켰다. 연수구의회는 민주당의 독식이 문제다. 전체 12명 중 7명인 민주당은 5명인 한국당보다 단 2명이 더 있을 뿐이지만 의장과 부의장은 물론 3개 상임위원장 중 운영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독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방자치를 독식하려는 중앙 정치권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기초의원 정당 공천 문제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원 구성을 놓고 벌이는 그들만의 ‘감투싸움’은 지방의회 수준을 스스로 추락시키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 발전을 후퇴시키는 파렴치한 일이다. 집행부와 더불어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양대 축의 하나인 지방의회가 출범도 하기 전에 감투싸움부터 벌이는 한심한 모습에 시민들의 실망이 매우 크다. 이제 지방의회도 20년 여를 훌쩍 넘기며 많은 경험치가 축적됐고,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그만큼 성숙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할 때가 됐다. 여야 비율을 무시하고 여당만 지도부 자리를 독식하며 야당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협치를 택하는 성숙함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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