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용인시의회의 앞날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여야 간 의장단 배분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던 시의회가 여당 단독으로 개회한 본회의에서 의장단을 독식하면서 여야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당초 2일 오전 10시 제22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부의장, 상임위원장 5명 등 7명의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장단 세 자리(부의장·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약속받지 않고는 본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보이콧하면서 오후 7시 30분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한 채 여당 단독으로 개회했다. 여당 의원들은 3선의 이건한 의원을 만장일치로 의장에 선출했다.

3일 열린 제2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역시 여당 단독으로 개회했다. 시의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여당 단독으로 개회한 제2차 본회의를 곧바로 정회한 뒤 야당 측과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오후 4시 30분께 또 다시 여당 단독으로 속개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5명을 선출했다.

선거 결과 부의장은 남홍숙 의원, 자치행정위원장은 유진선 의원, 문화복지위원장은 이은경 의원, 경제환경위원장은 윤원균 의원, 도시건설위원장은 이제남 의원, 의회운영위원장은 황재욱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전날 의장에 이어 부의장, 상임위원장까지 의장단 7명을 여당이 싹쓸이한 것이다.

한국당은 즉각 의원 공동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국당은 성명서에서 "한국당 의원 일동은 제8대 용인시의회가 시작부터 파행된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죄 드린다"며 "원구성 협상 파행의 원인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알리기 위해 성명서를 발표한다"며 "민주당 의장 후보 경선 뒤 양당 간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되길 기다렸으나 의장단 선거 3일 전까지도 아무런 협의 요청이 없었다. 이후 의원총회를 거쳐 18대 11이라는 의석 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해 줄 것을 제안했지만 당내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답변을 미뤄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방적인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은 11석이라는 의석을 주신 시민들의 대의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는 소통과 협치를 통해 상생하는 의회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수당의 횡포와 독선을 통해 대립하는 의회로 끌고 가겠다는 저의의 표현"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 이건한 의장은 "무조건 죄송하고 비판은 달게 받겠다"며 "의장단을 여당이 모두 차지한 만큼 그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고 더욱 낮은 자세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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