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4일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평화’팀과 ‘번영’팀이 손을 잡고 함께 입장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여자부 혼합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점프볼을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4일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평화’팀과 ‘번영’팀이 손을 잡고 함께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여자부 혼합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점프볼을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안으로 남북 농구선수들이 두 명씩 손을 잡고 들어오자 1만2천 석을 꽉 채운 관중들이 막대풍선을 부딪치며 힘찬 함성으로 맞았다. 남측에서 온 선수들을 환영하듯 장내에는 노래 ‘반갑습니다’가 울려 퍼졌고, 대형 전광판엔 ‘북남 통일농구경기 참가자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펼쳐졌다.

 15년 만에 재개된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4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한 관중의 열띤 응원 속에 막을 올렸다. 첫날인 이날은 남북 선수 6명씩 한 팀을 이뤄 ‘평화팀’과 ‘번영팀’ 맞대결을 펼쳤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평화팀 선수들과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번영팀 선수들이 하나하나 소개될 때 관중은 빨강·노랑·파랑 막대풍선으로 박수를 치며 열렬하게 응원했다.

 이날 경기는 국제농구연맹(FIBA)의 규칙에 맞게 진행됐다. 심판도 국제 룰에 따라 3심제였다. 국내 프로농구 베테랑 장내 아나운서인 박종민 씨가 장내 진행을 맡았는데 북한 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판공잡기’(리바운드), ‘걷기 위반’(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 ‘측선’(사이드라인) 등 북한 용어를 사용했다.

 첫 경기는 여자부 혼합 경기였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로숙영의 2점슛이 터졌고 관중은 박수로 환호했다. 숨죽여 경기를 보던 관중은 어느 편이든 득점하면 함성을 지르고, 슛이 안 들어가거나 속공에 실패하면 안타까운 탄성을 질렀다. 선수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2쿼터부터는 취주악단의 공연도 펼쳐졌다. ‘고향의 봄’과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소양강 처녀’ 등이 연주됐다.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는 접전이 펼쳐진 이날 경기의 승자는 번영팀이었다. 103-102로 1점을 앞섰다. 번영팀에선 북측 로숙영과 남측 김한별이 나란히 18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했다. 평화팀에서 북한 리정옥이 28점으로 맹활약했다.

 뒤이어 열린 남자 경기는 약속이라도 한듯 102-102 동점으로 끝났다. 번영팀 북한 선수 최성호의 버저비터 3점 슛으로 만들어진 극적인 무승부에 관중, 양팀 코치진, 선수 모두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남북 선수들은 통일농구 이틀째인 5일친선 남북대결을 펼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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