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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빼는 재주

전정훈 기자 jjhun@kihoilbo.co.kr 2018년 07월 06일 금요일 제10면

남다른 기술이나 재주를 지니고 있거나 아주 큰 힘을 쓰는 모양을 가리켜 ‘용빼는 재주’ 또는 ‘용쓰는 재간’이라고 한다. ‘용빼는 재주’에서 등장하는 용은 때로는 하늘을 날고 구름·비를 일으키는 상서로운 존재 즉 군왕에 비유하는 전설상의 동물인 용(龍)을 가리키는 말로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 용빼는 재주에 등장하는 용은 새로 돋은 사슴의 연한 뿔을 가리키는 녹용(鹿茸)을 줄여서 이르는 말이다. 늦은 봄과 여름에 걸쳐 수사슴들은 딱딱하게 굳은 구각(舊殼)은 벗어버리고 말랑말랑한 새로운 뿔이 돋아난다.

 이때의 뿔을 녹용이라고 하는데 각질이 형성되기 전이라 내부 혈관이 있으며 유연하며, 이것이 자라서 그 속의 피의 양이 줄고 털이 뻣뻣하게 돼 굳어진 뿔을 녹각이라고 한다. 양기를 보하고 근골을 강하게 하는 녹용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데, 그 중에서도 10~15㎝ 정도의 연한 뿔이 가장 약효가 뛰어나고, 녹용은 살아 있는 사슴의 머리에서 빼내야 약효가 좋다.

 요즘과 달리 옛날에는 동물을 안전하게 마취시킬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사슴이 다치지 않게 용을 자르거나 뽑을 때는 아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데 사슴이 다치지 않아야 다시 녹용이 자랄 수 있고 지속적인 수입 창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멀쩡한 사슴이 "어서 빼가슈"할 리가 없으니 당연히 숙련된 고난이도의 용빼는 재주가 요구됐다.

 그러한 방법과 기술들을 가리켜 ‘용빼는 재주’라 했고 그 말이 오늘날에 이르러서 좋은 재주나 기술을 지녔거나 큰 힘을 쓰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6·13 선거 후 지방의회의 경우 부의장과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선거 때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은 어디 갔는지?

 도·시의원님들, 국회의원들 밥그릇 싸움을 배우지 마시고 시민들을 위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살 수 있는 ‘상생’이라는 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길 바란다.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4년 후 잘하고 못한 것은 당을 떠나 의원들 전체의 몫으로 시민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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